10-10

기쁜 소식

by 윈디

지난주 월요일 책쓰기 수업이 끝난 후 일주일 동안 열 편의 글을 쓰겠다고 했습니다. 특별히 약속을 해야 할 이유가 없는데 수강생들이 일상에서 쓰기를 잘 해낼 수 있도록 돕고 싶은 마음에 나도 모르게 그렇게 말해버렸습니다.

오늘 저녁 수업이 시작되기 전까지 한 편만 더 쓰면, 나는 내가 한 말을 지킨 셈이 됩니다. 아무도 관심도 없고 기억하지도 않을 텐데 혼자 말하고 혼자 힘듭니다.

이제 마지막 한 편 남았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순간, 동탄 책방 <공간비유> 지기의 반가운 카톡이 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제 13명이 되었어요~~ 어제는 지나가던 한 분이 배너와 책방 안쪽을 유심히 보더니 신청하셨구요~~”


지난주 제가 수원을 갈 일이 있어서 갔다가 미리 책방을 가보고 싶어서 들렸던 날, 신청자가 7명밖에 안 돼서, 집에 돌아온 그날 밤 저도 신청하고 입금을 했습니다.

2시간 30분 걸리는 시간을 고민하다가 다음 날 베너를 들고 책방을 다시 갔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카톡을 받으니, 지난주 연속 이틀 동탄을 다닌 길었던 시간이 새롭게 빛을 냈습니다.

제 발걸음이 의미 있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뜨거워졌습니다.


저는 처음에 ‘책방을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시작한 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중학교 시절 제 일기장에는, 서점이나 과수원을 하고 싶다는 꿈이 적혀 있었습니다. 과일을 참 좋아했지만 충분히 먹을 수 없었고, 읽을 책도 늘 부족했습니다. 책 한 권 읽으려고 애쓰던 기억, 사과가 먹고 싶어 나뭇가지에 달린 사과를 따다가 허공에 손이 올라간 채 눈을 뜨던 기억…

그러다 우연히 책방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책으로 사는 삶을 선택했지만 물리적인 공간의 책방을 운영하게 될 거라고는 계획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은 지났습니다.

많은 배움과 만남이 있었지만, 동시에 심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여러 가지로 고통스러웠던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으로 활동하고, 책으로 사람을 만나고, 책으로 이어가는 저의 소명을 버린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마음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지난주 연이틀 미리 다녀온 화성 동탄의 책방 <공간비유>에서 오늘 이렇게 카톡으로 기쁜 소식을 받았습니다.

내가 한 걸음 내디딘 작은 발걸음이,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저 또한 삶의 의미를 느끼게 해주는 순간에 그 기쁨과 감사함을 마음에 담으며 이 글을 씁니다. 앞으로 책방을 또 잡아도 된다고 말해주시는 강원국작가님의 발걸음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많은 책방을 만나고 싶습니다.


이제 카톡 답장을 보내며 괜히 약속한 10편의 글을 마칩니다.

"베너를 쳐다보고 신청한 사람이 있다는 소식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 발걸음이 헛되지 않았어요. 고마워요..."


이전 09화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