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투스트라는 몰락하기위해 하산하는 중에 한 성자를 만난다. 그는 곰들 중의 곰이고, 새들 중의 새이며, 사람들로부터 벗어나 신을 찬양하는 자다.
그 성자는 사람들을 경멸하면서도 신을 숭배한다. 그런데 그런 그가 차라투스트라를 마주하자, 그를 ‘아이가 된 자’, ‘각성한 자’라 부른다. 니체는 성자와 차라투스트라를 대비시키고 있으며 성자의 입으로 하여금 차라투스트라의 신성함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 성자는 어떠한가? 그는 신성한 오두막을 떠나 곰과 새들 사이로 들어가고자 했다. 그는 그 가운데 사람들을 경멸하게 되었다. 그러나 차라투스트라는 사람들을 사랑하며 그들에게 선물을, 자기 자신의 몰락에 따르는 선물을 나누어주려 한다. 신을 찬양하는 자는 정작 그 가르침에서 멀어져 있으나, 오히려 신이 죽었음을 말하는 자인 차라투스트라가 그 가르침에 가까이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차라투스트라가 높은 곳에서 내려오는 중에 맨 처음으로 만난 사람이 바로 그 성자란 사실과, 그 또한 차라투스트라와 같이 사내아이처럼 웃을 수 있다는 사실로 그가 꽤 비범한 자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매우 의미심장하다. 그도 차라투스트라처럼 한 때 인간을 사랑했으나, 결국 숲 속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는 차라투스트라의 몰락이 결코 녹록치 않을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