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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업학개론 Nov 08. 2020

경쟁력 있는 중고 신입이 되려면?

채용을 진행하다 보면 소위 중고 신입이라 불리는 지원자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보인다. 중고 신입의 기준은 이를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기준이 다른 것 같다. 혹자는 1년 이상, 어떤 이는 최소 3년 이상 유사 직무에서 근무 한 경험이 있는 지원자를 중고 신입이라 일컫는다. 이를 구분하는 정확한 기준은 없으니 저자의 글에서는 1년 이상의 경력을 지닌 지원자들을 중고 신입이라 하겠다.

 

취업 관련 코칭하는 분들의 글을 보면 근래 들어 중고 신입이 많아졌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다. 중고 신입이 시장에 많아진 현상은 사실 10여 년 전 저자가 취업할 때에도 이미 취업 시장에 보편화된 특성 중 하나였다. 

 

저자의 kt 입사 동기들을 보아도 경쟁사인 L통신사에 다녔던 분을 비롯해서 다양한 회사의 경험을 지닌 지원자들이 신입으로 많이 들어왔었다. 때문에 저자와 같이 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직 한 20대 중후반의 경우 동기들 사이에서 소위 막내들이었고, 중고 신입이었던 동기들은 30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신입 치고는 꽤나 나이가 많다고 느껴지는 동기들도 상당히 많았던 기억이 난다. 

 

취업 시장에서 중고 신입이 넘쳐나는 이유는 회사 생활, 회사가 속한 산업, 일을 시작한 직무에 이르기까지 학교에서 상상하던 모습과 괴리감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물론 회사, 산업, 직무 이 세 가지가 아무리 마음에 들어도 함께 일하는 동료(선배)나 기업 문화가 개인과 맞지 않다면 이 또한 중고 신입의 길로 들어서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 

 

저자의 경우에도, 남들은 그렇게 좋다는 kt를 입사하고 2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사한 이유도 함께 일하는 선배, 그리고 기업 문화가 큰 이유였다. 저자의 퇴사 썰은 다음 기회에 나누기로 하겠다. 위와 같은 이유로 취업이라는 것이 합격자들에게 큰 결실이 되기도 하지만, 입사 후 3년까지는 취업의 기쁨을 만끽하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있다.   

 

아마 많은 지원자들이 궁금할 것 같다. 채용 담당자는 중고 신입 지원자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중고 신입과 신입 중 어떤 지원자를 선호할지? 

 

답변부터 드리자면, 중고 신입도 중고 신입 나름이라고 말하겠다. 

채용 담당자가 바라보는 중고 신입의 장점은 명확하다. 

 

회사를 이미 경험해 봤기 때문에 일반 신입 지원자보다 업무 습득력이 빠를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아무 회사나 다녔다고 해서 중고 신입으로 인정해 주는 것이 아니라 관련 직무를 최소 1~2년은 경험해야 한다. 관련 직무 경험이 1~2년 있다면 분명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볼 때 긍정적인 검토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문제는 면접이다. 대부분의 중고 신입 지원자들과 면접을 해 보면 ‘생각보다 별로다.’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중고 신입의 경력은 가장 큰 장점이자, 반대로 치명적인 단점이 된다. 1~2년 동안의 경력에 대해서 채용 담당자들이 큰 기대를 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적어도 회사라는 곳을 경험했고, 작은 일이라도 기여를 한 경험이 있다면 해당 일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행했던 업무/프로젝트의 목적, 시작하게 된 배경, 진행 절차, 업무를 진행하면서 겪었던 애로점, 이를 해결해 나갔던 과정,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 등 본인의 기여도가 비록 10% 밖에 안될지라도 일 자체에 대한 분석은 할 수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전 회사의 경력이 현 지원하는 회사에서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부분을 보다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어야 신입 지원자들과 비교하여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겠다. 

 

왜 그 일을 했는지도 모르고, 단순히 시키는 일을 했다.라는 식으로 서술하게 되면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중고 신입 ‘생각보다 별로다.’라는 인생을 남기게 되고, 이럴 바에는 더 큰 열정과 신선한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은 똘똘한 일반 신입 지원자에게 자연스럽게 눈길이 가게 된다.   

 

예를 들어, 국내 마케팅 포지션을 채용하는 화장품 회사가 있다. 중고 신입으로 광고 대행사에서 1년 근무한 지원자가 있다. 이 지원자가 기존 신입 지원자와 비교하여 자신의 강점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적어도 화장품 회사 혹은 소비재 관련 브랜드 광고 대행을 맡아본 경험이 필수이다. 금융, 건설 등 다른 산업에 속한 회사의 광고 대행 경험은 크게 매력적이지 못하다. 

 

나아가, 광고주의 니즈를 기반으로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 키워드는 어떻게 설정하였는지,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이었는지, 왜 해당 메시지와 키워드를 정했는지, 이를 전달하기 위해 어떤 채널을 통해서 광고를 집행하였는지, 월별, 프록젝트 전체 광고비용은 얼마를 집행하였는지, 광고 결과 값은 어떻게 산출되었는지 등 상세한 설명이 이어져야 하겠다.

 

그게 아니라, 단순히 00 브랜드를 담당하였다. 퍼포먼스 마케팅을 하였다. 옥외광고를 진행하였다. 와 같은 단편적인 서술이 이어지면 다시 한번 생각보다 별로네.라는 인상을 남기고 탈락하게 된다. 

 

중고 신입은 일반 신입 지원자에 비해서 강력한 장점을 지닌다. 

단, 단순히 회사에 다녔다.라는 사실이 아니라 짧은 기간이라도 본인이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였는지에 대한 사실을 기반으로 한 내용이 본인의 근무 기간을 채워줄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한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하지 못한다면 채용담당자의 평가는 뽑아봐야 별 볼 일 없겠네 라는 답변을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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