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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A Dec 21. 2020

마스크 속 얼굴

  이제는 얼굴과 일체가 된 마스크. 오랫동안 마스크가 생활화되니 생긴 습관(?! 버릇?)이 하나 있다. 처음 보는 사람의 마스크 벗은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는 것이다. 마스크 위로 보이는 눈을 바탕으로 원래는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보는 것.

  대개는 내가 아는 얼굴들을 바탕으로 상상하게 된다. 눈이 누구누구랑 비슷한 것 같은데 그럼 마스크 벗은 모습은 이렇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올해 상반기에는 그래도 누군가를 처음 만나면 일단 마스크를 벗고 인사를 한 다음에 다시 쓰곤 했는데 하반기가 되면서 처음 보는 사람과도 마스크를 쓴 채 인사를 하게 되었다. 그렇다 보니 나도 모르게 원래 얼굴은 어떨까 궁금해지고 급기야 상상을 해보는 것이다.

  그런데 그 마스크를 벗은 실제 모습과 나의 상상이 굉장히(!!!) 다르다. 거의 모든 경우가 그랬다. 마스크를 쓴 채로 처음 인사를 나눈 사람과 얼마 후 마스크 벗은 모습으로 마주하게 되면 그렇게 낯설 수가 없다. 아마 상대방도 마찬가지겠지?

  얼마 전에 남편과 동네에 맛있다는 떡볶이집에 갔다. 유쾌한 아저씨 두 분이 하는 곳이었는데, 입담이 좋은 분들이다. 포장 주문을 하고 나서 기다리는데 주인아저씨 중 한 분이 “사모님 실제로 엄청 미인이실 것 같다!” 하시는 것이다. 물론 안다, 영업 멘트라는 것을. 그냥 하하 웃으며 “마스크 써서 그런가 보네요.” 하고 나서 혼자 생각에 잠겼다. 여기서 내가 마스크를 벗으면 저분은 ‘오, 생각보다 괜찮네!’라고 생각할까, ‘으앙? 오 마이 갓!’하고 놀랄까.

  어느 쪽이어도 약간 기분이 별로인 건  왜 때문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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