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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명 Nov 16. 2024

열두 시


별 거 아닌 일상적 변화,

남들 모두가 맞닥뜨리는 보통의 일이라도

삶이 어지럽고 복잡한 순간에 만나면

결코 쉽지 않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된다.


무엇을 해도 자신이 없고,

사라지고 싶고,

자신을 자책하고

빛이 나는 정오에도 눈물 흘릴 수밖에 없다.


삶은 참 요상하다.

밝은 얼굴로 인사해 주곤 씁쓸한 결말을 내민다.

나에게 그렇지만, 모두에게도 그렇다.


걱정 없는 삶, 불행이 없는 삶, 늘 웃기만 하는 삶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친구와 한참을 웃으며 이야기하고 헤어진 뒤,

돌아서서 걷는 걸음에도

나를 돌아보는 무거움이 있으니까.


정오와 자정, 모두 같은 숫자판을 지난다.

밤을 지나면, 낮이 오고

낮이 지나면, 밤이 온다.

단 한 번도 틀리지 않았다.


너의 삶도, 수 없는 열두 시를 지나고

그 많은 시간을 지나면

오직 너만의 궤적이 남는다.


나는 너의 궤적에 침범하지 못하지만

너의 옆모습을 보며 항상 곁에 있을테니

힘들어도 너를 포기하지 말았으면.


시계는 멈춰도 시간은 간다.


네가 멈춰도

너의 인생은 널 포기 않고 걷고 있으니

언제든 다시 시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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