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교육청에서 학생들에게 배부하기로 한 자가진단 키트가 소분되지 않은 채로 학교에 전달되었습니다. 각 반 담임선생님께서는 개학 아침 한 시간 정도 일찍 출근하시어 각 반 인원수에 맞게 배분해주시기 바랍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로 학교에 몰아친 변화는 말할 수없이 많지만, 이제는 소포장까지... 어이없고 화가 나는 마음을 꾹꾹 누르고, 알람 시간부터 조절했다.
어김없이, 신학기가 시작되었다.
올해는 또 어떤 아이들을 만날까? 개학 전날은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느라, 잠들기가 쉽지 않다. 어떤 선생님은 아침에 교실에 들어섰는데 아이들이 모두 나가버리는 악몽을 꾸었다고 털어놓기도 한다. 교사도 개학이 두렵다.
올해는 더 긴장된 상태로, 이른 출근을 했다. 교무실에서 선생님들과 함께 장갑을 끼고, 자가진단 키트에 포함되는 네 가지 부속품을 지퍼백에 담았다. 오미크론 확산세가 무섭게 빨라지고 있는 상황, 작년에는 학교에 확진자가 한 명만 나와도 전 학년 학생들의 PCR 검사가 이루어지고, 원격수업으로 전환되었었다. 코로나 연차가 쌓여갈수록 정부도, 사람들도, 다들 대담해지는 걸까?
새로운 아이들과의 첫 만남. 간단한 내 소개를 하고는 바로 핸드폰에 자가진단 앱을 설치하도록 안내했다. 매일 아침, 반 아이들이 자가진단 체크를 했는지 확인하고, 참여하지 않은 아이들을 독려하는 일은 이미 담임의 업무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핸드폰에 앱이 깔려 있어야 그나마 등교 후에라도 참여시키기가 수월하다는 것을, 벌써 2년간의 경험으로 알고 있다. 그러고 나서 자가진단 키트를 한 명 한 명에게 일일이 배부하고, 사용법을 설명하는 동영상을 시청토록 했다. 여러 가지 주의사항을 당부하고 교무실로 돌아오니, 어제 확진받은 학생의 부모님이 남긴 메모가 남아있다. 전화를 걸어서 격리 기간을 확인하고, 출결처리를 하고, 다급히 수업을 들어갔다.
수업을 한 시간 마치고 나오니, 보건실에서 연락이 왔다. 우리 반 아이가 콧물 등 유증상이 있어 귀가조치시키고자 하니, 아이의 소지품과 핸드폰을 챙겨 내려와 달라는 연락이다. 교실로 달려가서 아이의 가방을 챙기고, 보건실로 내려가서 아이의 상태를 듣고, 부모님과 통화 후 아이를 보내고, 교무실로 돌아오니 쉬는 시간은 이미 끝나버렸다. 정신없이 교과서를 챙겨서 다음 수업에 들어가니, 이 반도 빈자리가 군데군데 보였다. 1년간 나와 수학 수업을 진행할 아이들에게 앞으로의 수업이나 평가 방식, 배울 내용을 안내했다. 수학이 어렵다고 미리부터 걱정하거나 포기하지 않도록 용기를 복 돋아 주는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