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현실을 긍정하고 좋은 것을 꿈꾸면 됩니다.

현문우답 네 번째 Q: 긍정적인 건 현실적이지 않은 건가요?

by chul
상황이 이런데 어떻게 긍정적이게 사나요?


Q: 긍정적인 건 현실적이지 않는 건가요?
A: 현실을 긍정하고 좋은 것을 꿈꾸면 됩니다.



너 참 긍정적이다.

이런 말이 한국에서 부정적으로 쓰이는 것 같습니다. 비슷한 말로 착하다는 표현도 있습니다. 제게는 정말 좋은 말이고, 그렇게 되기 힘든데, 안 좋은 의미로 사용될 때마다 마음이 쓰라립니다.


긍정의 정의는 ‘그러하다고 생각하여 인정하는 일’입니다. 내가 지금 안 좋은 상황이면, 안 좋은 상황임을 정확하게 인정하고 그 의의를 받아들이는 것이 긍정이에요. 그러니 긍정만큼 현실적인 단어도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꽤 긍정적인 사람이 되었습니다. 상황을 정말 빨리 받아들이고, 내려갈 거면 그냥 아예 바닥까지 내려가거든요. 물론 그 밑에 지하까지 가기도 합니다. 상황이 안 좋아지면 끝없이 안 좋아지더라고요.


울지 말고 말해봐요

제 모든 문제들은 그 해결이 남들보다 몇 년씩 늦어지기도 하는데, 이건 제가 제 상황을 긍정하지 않아서였어요.

지금 이건 내 최선의 수능점수가 아니야, 다시 더 좋은 대학에 갈 거야.

아냐 면접에 떨어진 건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야 분명 그냥 운인 거야.


제 최선이었고, 제 부족함도 분명 있었습니다. 물론 상황에 좌우되는 요소도 있었지만, 모두 ‘상황’이나 ‘운’에 맡겨 버렸다는 게 가장 큰 저의 착각이었어요.

현실을 긍정했다면 그다음 단계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긍정적인’ 생각을 합니다. 저는 아직 모든 미래를 좋게 생각할 수준에는 오르진 못했지만,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는 ‘좋은 일이 오려고 그렇구나’라며 흘러 보내려고 노력 중이에요. 실제로 그런 적이 굉장히 많았기 때문입니다.

저를 긍정이란 단어와 아주 멀어지게 만든 건, 예전 회사에서 인턴을 할 때의 트라우마였습니다. 올해 초에 근무했고 지금은 내년이 다 되어가니 거의 1년이나 저를 괴롭혔네요.

지금은 그때와 완전 다른 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동기들 중 제게 무례한 연락과 언행을 벌이고 계속 연락이 오는 사람들도 있었으니, 만약 정규직이 되었다고 해도 일적으로도 사적으로도 괴로웠을 거예요.

껄끄러운 사람들에게 연락왔을때 나

네, 정신승리인 거 압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결국 저는 정규직이 되지 않았고, 저는 취업을 다시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긍정하는 거예요. IF 정규직이 되었더라면, 같은 건 쓸데없습니다. 그 회사는 정말 제 알 바가 아닌 곳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오는 모든 절망도 분명 나를 더 좋은 곳으로 인도하기 위해, 문이 닫히고 다른 쪽이 열린 것이라고 믿습니다. 정신승리를 하면서 살기로요. 그래서 저는 ‘태평하다’는 말도 듣고, ‘쟤는 뭐가 좋아서 저렇게 잘만 지내냐’는 말도 듣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제가 해야 할 일이 변하지 않았으니, 그 일을 하는 과정이라도 마음 편히 지내려고 합니다. 이건 실험입니다. 저는 20년 넘게, 지금까지 한 번도 긍정적으로 살아본 적이 없습니다. 앞으로 언제까지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기꺼이 내려놓고 긍정하면서 살아보기로 했습니다. 언젠가 이 글을 다시 볼 때, 그 실험의 결과로 또 새로운 글을 쓰게 되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