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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ul Jan 04. 2024

자기 계발을 잠시 멈추십시오.

패배자 같은 기분이 들지만 어쩔 수 없다.

자기 계발을 잠시 멈추었다.


이 연재 브런치는,

언제까지나 우울증, 불안장애 등으로 사회생활뿐 아니라 일상생활까지 힘든 사람들을 위한 시리즈입니다.


이런 사람이 쓰는 글이다.

갓. 생 사실 분들은 갓. 생을 살아주십시오.

그럼 본문 스타트.



새해다. 새해에는 만다라트부터 해서 사람들은 다양하게 결심을 세운다. 나는 새해 결심을 거의 세우지 않는다. 그나마 이번에 처음으로 2023/2022를 회고해 보았는데 그마저도 10월부터는 굳이 적지 않았다. 그냥 까먹었다.

걍 죽는거 실패함

자기 계발을 좋아했다. 실제로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는 곳들에게서 제안도 받고 에디터나 정규직 매니저로 활동도 해 보았다. 그 경험이 공학 전공인 나를 내가 원했던 기획/마케팅 분야로 경력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만들어줬다.


하지만 나와 같은 뼛속까지 뒷심이 부족하고 내적아이와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적응이 힘든 분야였다.

어려워 어려워.

일단 그런 플랫폼의 대표들은 자기애가 과시 수준으로 많아서 꼭 주인공 이어야 했고, 결국 관련 콘텐츠와 굿즈 등을 팔아서 이익이 목적이기 때문에 그 어떤 사기업/스타트업 직원들보다 계산적이었다. 물론 그래야 하는 분야이긴 하다. 문제는 그들이 주인공병이 심해서 사람 관리를 잘 못하지만 겉으로는 이를 죽어라 티를 안 내서 핵심 인력이 피곤해한다는 것.


그게 아니더라도 일단 자기 계발, 흔히 '갓생'이란 대부분의 문제가 다 해결된 사람이 추가적으로 선택하는 영역이었다. 예를 들면 취준생의 갓생이란 힘들다. 일단 먹고살 돈이 없고 경력이 엉망이 되었거나 시작조차 못 한 사람이 갓. 생으로 이미지화시켜지긴 어렵다.

나는 그럴 수 없었어..내 영역이 아니었어...

그러면 안 됩니가?

그래도 된다. 솔직히 더 좋아 보인다 나는.


취준생/고시생/백수 등등으로 골방에 틀여 박히기보다는 아침 루틴을 짜고 또 공부를 하고 운동을 하고 자기 전에 책을 읽는 사람이 더 멋있고, 그게 더 건강하게 그 시간을 탈피할 수 있게 해 준다. 나도 그렇게 하고 있다. 문제는 미디어에서 나오는 자기 계발은 굉장히 과시적이라는 것에 있다. 일단 인스타나 유튜브, 트위터 등의 갓생러들은 대부분 직장도 있거나 뭐가 자기 사진을 올릴 정도로 외모에 자신감이 있다. 그들과 나의 괴리감을 추가적으로 느끼게 된다

아마 그들은 나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을것.

비슷한 사례로 저스트두잇!이나 일단 저질러보고 수습하자! 혹은 미루지 말라 너의 뇌가 잘못한 것이다 당장 갓. 생을 시작해서 돈을 겁나게 벌어라!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것이냐! 등등도 지금 자기 자신을 재건하거나 회복하는데 에너지를 써야 하는 사람과 맞지 않다. 시기상조이기도 하고, 아마 나는 직장을 다시 가지고 거기서 열심히 하더라도 저런 부류의 사람들과 친해지긴 힘들 것 같다. 겪어봤으니 아는 거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는 나와 남이 다르고 난 저들처럼 '지금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시기가 아님을 인정해야 한다. 그런데 모두가 당장 스포트라이트를 받도록 엄청나게 격려하는 마케팅이 현재 한국의 자기 계발인듯하다. 그래서 나는 잠시 멈추었다. 전보다 나은 삶을 위해서 노력하겠지만 갑자기 먼 월소득 1000만 원이 어떻게 되었는지 영상을 나더러 보라고 들이미는 활동은 그만두려고 한다. 지금은 오늘 하루 1000원 덜 써야 하는 백수라고요. 이 침체된 경기에서 뭐라도 취업을 해야 하는 불온한 사람이라고요 나는.



+)

참, 그래도 자기 계발을 하고 싶은 우울증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팀 페리스의 책들을 추천한다. 뭔가 힘이 0.5% 정도 향 첨가된 듯이 좋아진다.


그리고 진심으로 추천하는 책은,

박치욱 작가님의 ‘삶이 괴로울 땐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https://m.yes24.com/Goods/Detail/124138923

그럼 대뜸 마무리로 끄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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