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는 신도가 필요하고 신도는 돈을 주는 존재일거고 신도는 그러면 신도를 늘려야하는(믿음따위의 전파가 아니라 그냥 호구들 전파해서 지들한테 돈을 줘야함) 목적이 생긴다.
하지만 지나가다가 한두명씩 바로 코 옆에 있는 상수역을 물어보면서 잡히는 사람은 이제 적다. 아니, 아직도 잡히는 사람이 있는 것 같긴 해서 놀랍긴 하지만.
친구를 통해서 온 사이비라는 작자는 내 대학 동기 ㄱ 언니는 이미 신도로 만들었고, 이제 나에게 다가온 셈이다. 그래서 나의 니즈는 무엇이냐.
심리상담과 친구였다.
제가 함께 한 이유는 다름 아니라 심심해서입니다.
심리상담..을 좋게 말해야 심리상담이고 나는 실제로 그냥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과 밥 한번 먹어줄 사람이 필요했다. 그걸 그들은 잘 참고 해줬다. 내 힘든 이야기를 들어주고 밥을 사줬다.
한 6개월 정도.
맛있었다.
사이비 ㄴ 선생님은 나를 스터디룸으로 데려갔다. 거기서 먼저 나의 힘든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처음에는 들어주고 그 다음부터는 지들만의 성경인가를 보여주며 여기서 좋은 말을 들려주며 직접 읽으라고 했다.
난 내 얘기를 하는게 너무 좋아서 1시간이라는 스터디룸 예약 시간을 전부 내 이야기로 풀었다. 엄마 아빠 이야기 친구들 속상한 이야기 대학교 와서 친구가 안 생겨서 괴로운 이야기...
그러면 선생님은
진짜 이런 표정임
우리 00이 힘들었구나.
그 이야기에 잘 맞는 말씀이 있어!
이 말씀을 한번 읽어볼까?
하면 나는 에에..하면서 조금 읽고
선생님이 어땠냐고 물어보면
아마 선생님한테 이렇게 보였을듯
선생님 여기서 00(대충 성경의 등장인물)의 말이 이해가 되어요, 저도 많이 그 말이 공감되어요.
그런데요 이 말을 듣다보니 저도 또 생각나는 힘든 일이 있어요. 제가 어제 공과대학 동기들이랑요...
이게 반복되다보니 갑자기 ㄴ 선생님은 화를 냈다.
왜 너는 네 이야기만 해?
네?
왜 너는 네 이야기만 하고 말씀 수업은 안 듣냐고. 너무 속상하다 선생님은..
그렇지만...선생님...
심리상담 논문 쓰신다고 하시지 않으셨어요?
그러면 제 이야기를 듣고 제게 상담을 해주셔야하는 거 아닌가요? 그게 아니면 이 성경 공부를 따로 하는 이유가 있나요? 아니면 혹시 선생님
사이비??저를 성경공부 시키려고 제 상담 들어주는 척 하는 건가요?
어느날은 ㄴ 선생님이 요상한 영화를 보여줬다. 뭔가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이었는데 당연하게도 신앙심과 관련된 이야기였다. 과자도 사줘서 재밌게 봤다. 끝내고 나서 어땠는지 물어보더라.
재밌었는데, 저기서 저는 신의 한계가 느껴졌다고 했다. 왜냐면 왜 저렇게 대학살을 일으킨단 말인가. 지들 안 믿는다고 저러는 거면 신의 한계가 아닌가. 신도 인간적인 부분이 있는 것인가? 나는 신이라면 그러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자 갑자기 ㄴ 선생님은 자신의 선생님을 소개시켜줬다. 이분께 말하면 그 해답을 얻을 거랜다.
ㄷ 선생님을 만났다. 또 어떤 카페였는데 생각해보니 나만 음료를 시켰다.
거지새끼들 니네 교주가 너희 음료 마실 4천원은 안 주디? 아니 그 나이 되었는데 자기보다 10살은 어린 애들 등쳐먹으려 카페 가서 음료 하나 못 살 형편이라면 너희 알바라도 뛰어라고 지금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런 마음이 가난한 이들에게 6개월 동안 밥을 얻어먹었으니 뒤늦게 미안하기도 하다.
어쨌든 ㄷ 선생님은 멋있는 커리어우먼 같았다. 첫마디는
"네가 신의 한계가 느껴진다고 했다고. ㄴ 선생님께 전달들었단다. 궁금한게 있나요?"
그래서 이것저것 궁금해서 물어봤다. 내 기준 이해 안되는 그들의 교리들..이라기보다는 그냥 너희 신은 왜이리 사람들을 골라받냐는거다. 그럴거면 범죄자를 골라받아야지 안 믿은 사람들도 냅다 사망시켜버리면 그건 그 신의 능력 부족이 아닌지. 혹시 살릴 수 있는 최대한의 인원수가 정해져있나요?
그러자 ㄷ 선생님은 인자하게 웃으며 그걸 정리해서 카톡으로 보내달라고 하더라.
그럴거면 왜 만난거지?
그리고 또 내게 밥을 사먹였다. 뭐 먹고 싶냐고 해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돈까스 집에 가서 우동도 추가로 시켰다.
집에 가서 카카오톡 메신저를 켰다. ㄷ 선생님께 이야기 한 모든 것들을 정리하니 15가지 정도의 <신의 산계>가 나왔다. ㄷ 선생님께 전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