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렸기에 만날 수 있었던 분들이 있습니다. 그림에 대한 열정이 누구보다도 대단하시고 그 열정으로 주변도 활활 타오르게 하는 글로벌 어반 스케쳐스 세 분과의 만남을 소개합니다.
그림쟁이 지니 박성진 작가님
어느 날 장인어른께서 TV 프로그램 '세상에 이런 일이'에 플러스펜 하나로 정말 그림을 기가 막히게 그리는 분이 나오셨다고 저보고 한 번 보면 좋겠다고 하셨는데요. 그때가 손 그림을 그리는 분들을 신기하게 여기고 관심을 갖기 시작하던 때라 바로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정말 플러스펜 하나로 표현되는 풍경이 어찌나 그렇게 멋지던지요? 마음에 드는 풍경이 있으시면 그 자리에서 슥슥 그려가시는데 금세 한 작품이 탄생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때 저는 손 그림을 시작하지 않고 있던 때라 '이렇게 그릴 수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참 부러운 마음으로 프로그램을 시청했습니다. 바로 박성진 작가님의 에피소드(914화)였습니다.
그 후 저도 손 그림을 시작하게 되고 시간이 조금 지난 어느 날 배아님 블로그를 통해 '그림쟁이 지니'님의 블로그로 연결되었는데 멋진 그림 스타일이 왠지 익숙한 거예요. 그래서 좀 더 블로그를 살펴보니 바로 박성진 작가님의 블로그였습니다. 작가님은 이미 한국에서 어반 스케치를 열심히 전하고 계시는 열혈 어반 스케쳐이자 어반 스케쳐스 글로벌 공식 등록 강사로 활동하고 계셨습니다. 블로그를 통해 작가님과 인사 후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 진솔함과 열정으로 이야기해주시는 것이 참 감사했죠.
당시 위드로가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었고 2017년 6월 처음으로 위드로 오프 모임이 있게 되었는데, 이 모임에서 작가님을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처음 만나는 그 자리에서도 바로 그림을 그리고 계시더라고요. 너무 동안이셔서 저 보다 어리신가? 했었는데 한 살 위의 형이셨습니다. 이 날 이후로 형, 동생으로서의 인연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고, 수원 어반 스케쳐스와 그즐세(그림 즐기는 세상) 어반 스케치 모임도 작가님을 통해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그림 관련 고민이 있을 때 함께 고민해 주시고 좋은 조언들과 함께 그림의 열정도 고스란히 전해 주시는 참 멋진 작가님이자 좋은 형이십니다.
그림 모으기를 하면서 다양한 스타일의 어반 스케치들도 접하게 되었는데요. 너무나 자유로운 라인과 채색으로 강렬한 인상이 남는 그림들이 유독 눈에 띄어 어떤 아티스트분의 그림인지를 알아보니 싱가포르에서 활동하시는 폴 왕님의 그림이었습니다. 글로벌 강사로서도 열심히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안타깝게도 폴 왕님의 그림 데모 영상은 찾을 수가 없더라고요. 폴 왕님의 그림은 인스타그램(https://www.instagram.com/paulwang_sg/)을 통해 접하실 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간혹 올려주시는 그림 그리시는 짧은 영상들을 통해 이 분이 그리시는 풀 과정을 모두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강하게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폴 왕님이 한국에 오신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작년에 한국 어반 스케치 축제라고 할 수 있는 '경주 어반 스케치 페스타 2019'행사가 열렸는데요. 여기에 초청 강사로 폴 왕님이 오신다는 것이었습니다.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인원에는 제한이 있었고 강의 신청 웹 페이지가 오픈하면 선착순 마감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강의 신청 웹 페이지 오픈 일에 제가 외국에 있는 상황이라 인터넷 상황을 생각해볼 때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했는데요. 신청 당일이 되었을 때 정말 초조하게 기다리며 페이지가 오픈되자마자 광클릭에 들어갔고 놀랍게도! 선착순 인원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경주 어반 스케치 페스타에서 폴 왕님을 처음으로 뵙게 되었습니다. 강의 내내 얼마나 열정적으로 가르쳐 주시는지 그 열정에 탄복하였습니다. "눈을 통해 감정을 읽을 수 있듯이 건물에 있어 눈에 해당하는 부분은 창문이다."라고 설명해 주신 부분은 지금도 그릴 때마다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드디어! 폴 왕님이 그리시는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서 참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그간의 답답함이 속시원히 풀리는 시간이자 다시 한번정배속의 그림 과정을 과감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것의 중요성을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폴 왕님의 그림 시연 - 2019.09.28]
저도 강의와 시연을 통해 가르쳐 주신 부분을 생각하며 현장에서 그려 봤습니다.
[폴 왕님 강의 시간에 그려본 어반 스케치 - 2019.09.28]
강의 참여자들의 그림들을 모아놓고 상세히 피드백을 주시는 것을 통해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강의 후 이동하는 길에 폴 왕님의 영상을 온라인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없는지 여쭤 봤는데 대면하여 강의하는 것을 좋아하셔서 온라인 강의 계획은 없으시다고 하셔서 아쉬웠습니다.
강의 이후로도 폴 왕님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림 관련 이야기들을 이어갔는데 참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샤리 블로코프(Shari Blaukopf)님
몬트리올로 이주하게 되며 꼭 뵈었으면 하는 세 분이 계셨는데요. 바로 수채화 마스터이신 '마이클 솔로브예브(Michael Solovyev)'님과 몬트리올 어반 스케쳐스 챕터 설립자이자 글로벌 드로잉 챌린지들로도 유명하신 '마크 타로 홈스(Marc Taro Holmes)'님, 그리고 몬트리올 어반 스케쳐 이시자 어반 스케쳐스 글로벌 강사이신 '샤리 블로코프(Shari Blaukopf)'님 입니다. 세 분 중 가장 먼저 만나게 되어 지금까지도 스승과 제자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분은 마이클 솔로브예브 선생님이시고요. 마크 타로 홈스님은 아쉽게도 아직까지 실제로는 뵙지 못했습니다.
그림 모으기를 통해 펜과 수채화가 결합된 펜 앤 워시 그림을 정말 아름답게 그리시는 샤리 블로코프님을 알게 되었고, 몬트리올 어반 스케쳐이신 것을 알고 꼭 뵙고 싶었는데 처음 나간 몬트리올 어반 스케치 모임에서는 뵙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몬트리올 어반 스케쳐스 블로그에 알림이 하나 떴습니다.
앗! 샤리 블로코프님의 그림들과 스케치북들을 직접 보며 삶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강의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드디어 샤리 블로코프님을 직접 만나 뵐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입니다. 당일이 되어 두근 거리는 마음을 안고 해당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일찍 도착했음에도 강의실에 어느 정도 사람들이 차 있었고 주위를 둘러보는데, 샤리 블로코프님도 일찍 도착하셨더라고요. 다가가서 "Hello? It's really good to see you. I'm John."이라고 인사를 드리는데, "Oh, are you 'drawingtalk john?'이라고 되물으시는 거예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페이스북을 통해 제 그림들을 봐오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림들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몬트리올로 잘 왔고, 몬트리올 어반 스케쳐스 모임에서 만나자." 고 하시는데 왠지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현재 코로나로 인해 어반 스케치 모임이 자유롭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강의가 시작되고
샤리 블로코프님께서 손 그림을 시작하게 되신 이야기부터 몬트리올 어반 스케쳐스 모임에 이르기까지 그림 인생 여정을 듣는 것은 정말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바로 이 그림이 제가 펜으로 처음 그린 그림입니다.]
강의가 끝나고 그동안 그려오신 스케치북 그림들을 직접 보는 것을 통해서도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