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계속 그려 나가면서 다양한 궁금증들이 점점 커져가게 되었는데요. 특히 수채화의 경우 붓을 종이에 대었을 때 도대체 물이 어떤 마법을 부리는지, 어떻게 움직이는지, 어떻게 마르는 지를 말로 설명을 듣고 과정을 사진으로 살펴봐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영상 컨텐츠가 절실히 필요했는데요. 이에 대한 갈증으로 유튜브에서 그림 영상들을 찾고 또 찾았죠. 그런데 너무 아쉬웠던 것이 당시 유튜브 그림 영상들은 거의 대부분 2가지 종류밖에 없는 거예요. 1~2시간은 걸려서 완성될 그림을 5분 정도로 시간을 압축하여 보여주는 '스피드 페인팅' 혹은 중요한 부분만 살짝 보여주고 나머지는 압축하거나 잘라버리는 '편집 영상' 둘 밖에 없었습니다.
이들 영상을 통해서는 제가 궁금한 부분을 전혀 해결하지 못하는 거예요. 그림의 시작부터 마지막 마무리까지 완벽하게, 편집하지 않고 어쩌면 실수의 과정과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까지 정확히 정배속 시간으로 담겨있는 풀 영상이 정말 간절히 필요했습니다. 특히 수채화 풀 영상 말이죠. 딱 마음에 드는 그림 스타일을 가지신 유튜버 분을 발견해서 영상을 플레이하면... 아... 또 스피드 페인팅입니다. 아... 또 편집 영상입니다. 유튜브 플레이어에서도 배속 플레이가 가능하고 넘겨서 보고 싶으면 제가 영상을 건너뛰면 되니까 그림 과정 그대로가 완벽히 그대로 담긴 정배속 영상을 너무나 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딱 한 분 제가 원하는 영상을 만드시는 수채화 마스터님이 계셨어요. 바로 영국의 수채화 마스터님이신 'Tim Wilmot'님이셨는데요. 문제는 수채화를 막 그리고 있던 제게는 아직 이해하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좌충우돌하면서 실수도 그대로 남기고 그러면서도 꾸준히 그림을 그려서 함께 그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 정배속 영상. 꾸준한 그림들이 담겨 '제주유딧'님과 '배아'님의 블로그처럼 그림의 변천사를 그대로 볼 수 있고 그래서 '나도 꾸준히 그리면 저렇게 바뀔 수 있구나! 그림이 특별한 누군가만을 위한 전유물이 아니구나!'를 알 수 있는 그런 채널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계속 한 숨만 쉬면서 유튜브를 돌아다니다가 어느 날 TV를 통해 '랜선 라이프'라는 신규 프로그램을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유튜버들의 이야기를 담아 참 흥미로웠는데요. 출연자 중 게임 유튜버 '대도서관'님에게 관심이 갔고 그분이 "누구나 자신만의 특별한 캐릭터가 있습니다. 그것은 유일합니다. 그렇기에 누구나 유튜버가 될 수 있습니다.'라고 하셨던 것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때가 2018년 7월 초였는데 그 말이 계속 머리에 맴도는 거예요. 그러면서 '내가 원했던 영상들이 있는 그림 채널을 내가 시작해볼까?' '아니야... 내가 무슨 수채화 마스터도 아니고 내 영상에서 무얼 얻으실 수 있을까?' '아니 잠깐만, 지금처럼 수채화를 그리지만 안 풀리는 모습에 공감을 하시지 않을까? 그러다가 수채화가 호~~~옥시라도 잘 그려지는 날이라도 온다면 정말 수채화 포기자가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를 보고 희망을 가지실 수도 있잖아?'라는 고민들을 했어요.
스피드 페인팅이 아닌, 편집 영상도 아닌
좌충우돌 그림의 모든 과정이 정배속으로 담긴 영상이 있는.
함께 그림을 그리고, 그릴 때의 답답함도 함께 풀 수 있는
그렇게 함께 성장해가는 그림 이야기 채널.
이것이 바로 제가 원하는 채널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래 만들자! 그런 채널을 내가 만들어보자!'라고 마음을 먹고 채널을 구상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채널의 이름은 옆에서 그림을 그리며 그림 관련 수다를 떠는 친근하고 정겨운 모습을 떠올리며 'Drawing Talk'으로 정하였습니다. 다음으로 프로필을 정하는데 그간 그렸던 그림들을 살펴보다가 예전에 작업했던 하나의 문양을 발견하고 '이거다!' 하였습니다.
[수채화 그리기를 꿈꾸다. - 2016.10.11]
이 이미지는 사연이 있는데요. 바로 '제주유딧'님과 '배아'님의 블로그를 처음 접하였을 때의 충격으로 '언젠가 나도 수채화를 그려볼 수 있을까?' 막연한 꿈을 꾸며 수채화를 그린다면 표현해보고 싶은 물의 느낌을 디지털로 작업해본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저의 모습을 잘 드러내는 것 같아서 채널 프로필 이미지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첫 채널 아트는 그간의 그림 중 가장 마음에 들게 그려졌었던 병아리를 전면에 내세웠고 마침내 채널을 오픈했습니다.
[병아리와 함께한 첫 채널 아트]
장비도 스마트폰과 셀카봉 하나를 가지고 2018.07.26 드디어 덜덜덜 떨면서 첫 영상을 촬영했습니다.
[유튜브 첫 영상 만년필 인물화 - 2018.07.26/ https://youtu.be/MPZ1vQqU7Bk]
떨리는 것을 티 나지 않게 하려고 어찌나 노력을 했는지요. 당시에는 라이브는 엄두도 못 내었기에 녹화본으로 영상을 업로드했는데요. 첫 영상을 올렸을 때의 두근거림은 마치 첫 스케치북 첫 장에 그림을 그리던 순간을 다시 경험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라이브가 아닌 상황이라 함께 그림을 그리며 이야기하는 부분에는 아쉬움이 남았고 영상을 올리기 시작한 지 2달이 되었을 때 첫 라이브를 테스트했습니다. 정말 이때 무슨 말을 하며 그렸는지... 정말 라이브가 시작되는 순간 계획했던 이야기도 백지가 되더라고요. 온 세상이 하얗게 보이는 거 같았습니다.
[온 세상이 하얗게 보였던 첫 라이브 - 2018.09.29/ https://youtu.be/4 xwqvAJbNpA]
라이브를 시작하며 참 다양한 에피소드들도 많이 생겼는데요. 제가 원했던 대로 폭망 했던 그림의 순간들도 그대로 라이브에 남아 당시 라이브에 참여 중이셨던 분들과 그림 수정 작업을 함께 했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있었네요.
[대 폭망 그림을 실시간 수정하는 버라이어티 라이브 - 2020.11.30/ https://youtu.be/aPSLbVhOE3M]
그리고 무엇보다 당시는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싶었던 제 그림의 변천사들이 담기게 되었습니다. 현재 680여 개가 넘는 그림 영상들이 업로드되어 있는데요. 초반의 영상들에서 최근의 영상들에 이르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그려 왔는지가 정배속으로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가장 최근 진행된 라이브 영상은 코로나로 인해 여행이 자유롭지 않은 현재의 상황에서 그림으로 여행을 떠나 봤습니다.
[지금 걷고 싶은 그곳으로 그림 여행 떠나기 - 2020.10.28/ https://youtu.be/M6ea5gNa0-0]
앞으로도 그림의 여정들을 꾸준히 유튜브에 남길 것이고, 이를 통해 그림은 특별한 사람들이 전유물이 아님을 알릴 것입니다. 그림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 그림을 어떻게 그리는지 세세히 보고 싶으신 분들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안녕하세요? 그림 그리는 요한입니다.
오늘 라이브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http://youtube.com/c/livedrawingtal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