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에도 어김없이 핸드폰 알람 소리가 울린다. 내 마음은 갈등을 한다. 일어날까? 좀 더 잘까? 오늘은 머리도 아프고 어제 잠들기 전에 폭풍 흡입한 빵 때문에 속도 더부룩하다. 아내와 두 딸들은 아직 침대 속에서 평화롭게 잠들어 있다. 나도 사랑스러운 가족 옆에서 좀 더 잠자고 싶다는 생각이 울컥 올라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벽 루틴을 지키기 위해 몸을 일으켜 화장실로 들어가 세수를 하고 내 방에 들어와 글을 쓴다.
우리는 안전지대에 머물러 있기를 갈망한다. 인간의 본성이라고 생각한다. 안전지대란 대다수의 사람이 선호하는, 편안하고 익숙하고 안정감을 느끼는 심리적 가상공간이다. 이 심리적 공간 속에서 인간은 평상시 하던 일을 하기 때문에 익숙함을 느끼고, 스트레스도 덜 받고 덜 불안하며 행복감을 느낀다. 그래서 인간은 안전지대에 오래도록 머물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인간의 성장과 성공은 대부분 안전지대 밖에서 이루어진다. 왜냐하면 안전지대 안에서는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능력과 실력만으로도 모든 일을 쉽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전지대는 말 그대로 안전하고 평화로울 수 있지만 그 대가로 성장은 밧줄로 묶어 지하 창고에 넣어 두어야 한다. 따라서 우리가 인생에서 간절히 바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안전지대를 벗어날 작은 용기가 필요하다.
미국의 작가이며 강연가인 댄 블루웨트는 아래 그림처럼 안전지대(Comfort zone), 학습 지대(Learning zone), 공포 지대(Panic zone)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안전지대, 학습 지대 그리고 공포 지대
핵심은 우리가 성장하기 위해선 안전지대에서 살짝 벗어나 학습지대로 들어가야 하는데 그 이유는 그곳에서 기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다만 주의할 사항은 처음부터 욕심을 부려 학습 지대를 건너뛰고 공포 지대로 들어간다면 우리는 낙담하고 중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이 얼마나 놀라운 동일성인가? 이 지점이 바로 내가 작은 습관을 강조하는 이유와 일치하는 곳이다. 게으르고 나태했던 어제까지의 삶을 버리고 변화된 삶을 꿈꾸는 우리는 빠른 성공을 원한다. 조급해한다. 그래서 무리하게 계획을 세운다. 우리의 열정을 그만큼 맹신하기 때문이리라. 예를 들어 1년 동안 책 100권 읽기, 10억 모으기, 체중 20kg 감량 같은 큰 목표는 체면은 세울 수 있지만 공포 지대로 우리를 억지로 밀어 넣는 목표들이다. 이런 공포를 느끼면 인간은 다시 안정감을 느끼는 안전지대로 도망가고 싶어 한다. 그리고 중도포기를 한다. 이처럼 안전지대를 벗어나 학습 지대를 건너뛰고 공포 지대로 진입하는 실수를 반복하기 때문에 삶의 변화는 안드로메다처럼 멀리 느껴지는 것이다.
반면에 우리가 조금만 움직여 안전지대를 벗어나 학습 지대에 들어가면 이곳에서 대부분의 성장과 실력이 향상되는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학습 지대는 안전지대에 해당하는 공간에서 조금 벗어난 적정 불안 상태의 공간을 일컫는다.
피터 홀린스가 쓴 어웨이크에 따르면, 긴장이 생겼지만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중간지대에 있을 때 이 상태를 적정 불안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적정 불안은 안전지대 밖으로 우리를 꺼내 줄 고마운 감정이다. 이 적정 불안은 안전지대에서 단 몇 걸음밖에 위치한다. 이 불안상태에서는 실행력이 높아질 정도로만 스트레스를 받고 생산성이 떨어질 만큼 고통스럽지 않기에 최대의 성과를 낼 수 있다.
혹자는 이런 논리를 펼칠 수 있다.
난 성장과 발전엔 관심이 없어요. 자기 계발이란 말만 들어도 멀미가 나요. 그냥 지금처럼 안전지대에 머물면서 작은 행복을 느끼는 것으로 충분히 만족해요
과연 안전지대는 영원히 안전할까?
세상은 빠르게 변해가고 있는데 나만 안전지대에 꼭꼭 숨어 지낸다면 어떨까? 아마 멀지 않은 미래에 경쟁에서 뒤처지고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2016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진행된 세계경제포럼(WEF)은 ‘일자리의 미래’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초등학교에 입학한 어린이들의 약 65%는 현존하지 않는 새로운 직업을 얻어 일하게 될 것이며 그 원인은 바로 4차 산업혁명이라고 언급하였다. 즉, 우리는 세상이 변하는 속도에 발맞추어 변하지 않으면 살아 남기 힘든 세상에 살고 있다. 한마디로, 변화는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의 숙명이 되었다. 안전지대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은 세상 속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세네카는 변화에 대처하는 지혜를 다음과 같이 제자들에게 강조했다. '군인이라면 평화로운 날에 작전 행동을 취하고, 적이 보이지 않을 때 참호를 파고 노역을 하여 나중에 피할 수 없는 노역을 마주했을 때 감당할 수 있도록 하라. 위기가 찾아왔을 때 흔들리지 않으려면 위기가 오기 전에 단련해야 한다'
안전지대는 결코 나쁜 곳이 아니다. 우리는 언제든 안정을 찾고 활력을 재충전할 장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루 24시간 동안 학습 지대에 머문다면 에너지는 금세 고갈되고 우리는 지쳐 쓰러질 것이다. 하지만 하루 종일, 일 년 내내 안전지대 내에 머무르기만 한다면 어떨까? 편안하고 안정적인 상태로 오랜 시간을 보내고 나면 현재 상태에 만족하고 나태해질 것이 자명하다.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노력을 중단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인생에서 원하는 것들을 손에 넣을 수 없을 것이다. 세상이란 흐르는 물 위에서 노를 젓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우리가 타고 있는 배는 뒤로 밀려나게 되어 있다.
인생에서 이루고자 하는 것들은 대부분 안전지대 밖에 존재한다. 그리고 안전지대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적정 불안이 있는 학습지대로 용기를 내어 첫 발걸음을 옮겨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