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하나를 바라보는 시간
물건 자체와 내가 본 물건은 비슷하지만
또 전혀 다르다.
글씨를 따라 그려보면 알 수 있다.
병의 굴곡에 따라 달라지는 글씨 모양이 재미있다.
만년필로 글씨 쓰는 것을 좋아한다.
글씨만 쓰다가 만년필오 그림도 한번 그려본다.
지울 수 없다는 사실이 선이 지나가는 그 짧은 순간에 절박함과 스릴을 준다.
라인은 만년필로 하고 면의 입체감은 콘테로 문질러 보았다.
이번에는 만년필로만 !
쭈욱 쭈욱 스케이트를 타듯이 미끄러지는 펜촉을 따라 만년필 끝이 신처럼 사물을 만들어낸다.
모든 것을 다 따라 그릴 필요는 없다.
내 눈에 들어오는 특징을 잡아
필요한 곳은 디테일하게,
나머지 부분은 심플하게.
사실상 진짜 타자기와는 다르지만,
내가 그린,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타자기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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