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이상한거라 생각했지라
뭣이 그렇게 힘들까
붉게 물든 눈을 하고
향수보다 짙은 알코올 냄새를 풍기며
잠든 우리 앞에 앉은 아부지 당신을요
매일 혼만 내고 칼이 목에 들어와도
당당할 것만 같았던 어무이
저 보는 줄 모르고 칼질하던 손 멈추고선
소리도 못내고 눈물만 뚝뚝 떨어뜨리던 것을요
이제는 지가 그러고 안있는다요
지하철에서 눈 감고 있음
바짝 못 잠긴 수도꼭지마냥 물이 차오르고
책상에 앉아 휴지로 꾹꾹 눌러보던 자슥이
익숙한 대문간이 골목길이 가까워지니까는
반갑고도 서러워져서 그렁그렁해지다가
티도 못내고 애꿎은 멍무이 목덜미만 안고 있다
방에 들어오면 꺼이꺼이 울어버린다 그 말이요
차라리 잠이나 자버리지 싶을 때
쿨럭이면서 다시 목이 막혀온다 그 말이요
모르던 것도 아니지만서도
진즉 말씀해주시지 그랬소
세상 사는 게 쉽지가 않다고
몇 번 우연이 겹쳐 힘든게 아니라
그냥 진즉부터 힘들다고
그리 말해주지 그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