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직장인과 프리랜서의 경계에 있는 본업을 갖고 있다. 매달 월급을 꼬박꼬박 받는 직장인이지만 프리랜서 나 비정규직의 대우를 받는다. 이로 인해 일에 대한 서러움을 느꼈던 순간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직장에서 해고 통보를 받았던 순간이었다. 일 년도 채우지 않은 사회 초년생인 나는 퇴직금이나 실업 급여조차 받을 수 없었고 이주만에 아무런 대책 없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일에 대한 안정성이 필요해
해고 통보를 받았던 날은 일에 대한 불안정성을 처음 느꼈던 날이었다. 나는 그 이후로도 프리랜서라는 이유만으로 노동에 대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일들을 겪어왔다. 불안정성을 제거하기 위해 안정적인 직장을 다시 구하거나 아니면 재정적인 안정을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걸 알았다(나는 후자를 택하였다).
일에 대한 서러움을 느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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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와 재정적인 불안정을 이미 경험했던 나는 코로나 19가 주는 위기가 더 크게 다가왔다. 코로나 감염에 대한 불안과 함께 직장을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었다. 그리고 마치 우려했던 일이 일어났는데 올해 직장에서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어 자가격리를 하게 된 일이었다. 나는 무급 휴가를 받았고 생활지원금을 받을 수 없었는데(가족 구성원 내 공무원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생활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 내게 생존과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는 서러움과 억울함을 다시 한번 느꼈던 순간이었다.
삶의 원동력이 된 실패와 결핍
나는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는 것보다 이 일을 계속하면서 재정적인 안정을 만들어가고 싶었다. 재정적인 안정을 찾으려는 노력 끝에 나의 실패와 결핍은 삶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어느덧 직장인 4년 차로인정받는 곳에서 일하고 있고 좋아하는 일로 N잡을 하면서 올해부터 매월수익을 늘리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책임이 필요하다. 나에게 책임은 재정적인 안정이었고 이를 위해 내가 노력했던 세 가지 방법을 공유하려 한다.
첫째, 경력을 쌓고 전문성을 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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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시작한 지 몇 년 되지 않았을 때 나는 내놓을 수 있는 떳떳한 경력과 실력이 없다는 것에 슬펐다. 내세울 것 없는 사회초년생에게는 경력을 쌓는 건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직장을 잃게 되고 다시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으려면 경력이 있어야 하고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어느덧 본업 사 년 차가 되니 일에도 적응되고 전문성이라는 것을 내세울 수 있는 연차가 되었다.
둘째, 나에 대한 투자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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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업에서 고정적인 수익을 내는 건 좋지만 그와 동시에 고정적인 수익을 잃어버릴 수 있는 위험성도 있다. 나는 월급으로 받는 고정적인 수입뿐만 아니라 다른 수익을 내고 싶었다.
다른 수익을 내는 것에 대한 기준은
1. 자율적인 일인가
2. 나의 업이 될 수 있는 것인가였다.
특히 나의 업이 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을 발견해야 하며이를 더 좋아하고 잘하게 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하고 싶은 일을 업으로 만들기 위해 직장을 다니면서 심리상담 교육에 몇 년 동안 돈을 내고 투자를 해왔다.
셋째, 사이드잡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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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 대한 투자를 하면서 수익을 내려는 시도들을 해보았다. 나는 몇 년 동안 좋아해 본 일로 모임을 열어보기도 했고 잘하는 일로 강의를 해보기도 하였고 오디오북을 만들어보기도 하면서 돈을 버는 경험을 하였다. 이때 소소하게 하여도 돈을 버는 경험은 소중한데 돈을 버는 것으로 알 수 있는 경험이 있고 정말 내가 일로써 좋아할 수 있는지, 잘할 수 있는지 실험해보며 직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 알기 때문이다. 올해 나는 사이드잡이 본업이 될 수 있을 정도로 돈을 버는 경험과 성취감을 느끼기도 하였다.
세 가지 과정을 통해 비로소 삶의 주도권이 내게 생기게 되었다. 외부 상황으로 인해 통제할 수 없다는 생각과 계속된 실패로 열등감에 빠져있던 나였지만 이런 열등감은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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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어서 했던 공부가 나의 사이드잡이 되었고 나의 사이드잡으로 인해 직장을 나가서도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재정적인 안정을 찾고 자신감을 갖게 되니 본업에서도 전문성을 기를 수 있었다. 이 세 가지 방법이 내게 선순환이 되었다.
언제까지 본업을 하게 될지
또는 사이드잡이 진짜 업이 될 수 있을지
또는 다시 재정적인 안정성이 무너질 수 있을지
나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귀한 경험이 또 다른 실패와 시련이 찾아왔을 때 견뎌낼 수 있는 힘이 될 거라는 걸 나는 분명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