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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제 Dec 15. 2023

선생님을 뵈러 가려했는데

선생님을 뵈러 가려했는데 어영부영하다 시간을 놓쳐 가지 못했다. 5시까지만 진료하는 곳이고 주말에는 운영을 안 하다 보니 아쉬움이 있다. 내가 선생님을 알고 난 후 생긴 습관이 있는데,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진료실을 떠올리고 상상 속에서 선생님께 말을 늘어놓는 것이다. 가만히 귀 기울여주시는 선생님과 자연스러운 연상에 따라 계속해서 이야기를 풀어놓는 나. 


상상 속에서의 병원도 실제만큼이나 현실감 있게 느껴진다. 그 상상은 나를 안도하게 해 준다. 그런 상상을 가능케 한 건 오직 선생님이라는 존재의 힘이다. 존재의 힘. 그토록 묵직하게 '존재'가 지닌 힘을 느낀 적은 이제껏 없었다. 


선생님과의 만남은 순수한 인간과 인간의 조우였고, 나는 인간에 대해서 그제야, 조금이나마 눈을 뜨게 되었다. 여태 나는 인간을 모르고 살았던 것이다.  나의 가치관 또한 '사람은 사람을 살게 하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계시와도 같은 하나의 문장과 함께 태어났다. 아. 나는 정말 선생님께 꽃을 선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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