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05. 첫시발점
월요일이 왔다.
다시 반복되는 시간의 입구에서,
지난주 우리들의 파티를 떠올린다.
그곳은 새로 만들어진 곳이 아니라
이미 있던 것들을 다시 불러낸 자리다.
낡은 시간 위에
다른 이름을 덧붙이지 않고,
그대로의 결을 따라
조용히 다시 세운 공간.
“건물의 지역성과 역사를 그대로.”
“기존의 것을 재인식하고, 재발현한다.”
그 말들은 설계에 대한 설명이었지만,
어쩌면 이곳에 모인 사람들에게도 닿아 있었다.
각자의 시간,
각자의 이유,
각자의 철학을 가지고
우리는 이곳에 모였다.
누군가는 지나온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누군가는 아직 말로 꺼내지 못한 생각을 두기 위해,
또 누군가는
작은 위로를 건네기 위해.
서로 다른 방향에서 걸어왔지만
같은 공간 안에서
한 줄의 문장처럼 나란히 놓인다.
그래서 이곳은
조용한 서가이면서도,
어딘가 파티처럼 느껴진다.
말이 많지 않아도
각자의 생각이 빛처럼 오가고,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서로에게 닿는 자리.
“이 지역이 재미있어지면, 사람들이 온다.”
그 시작이
어쩌면 지금 이 순간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책을 고르고 있지만,
사실은
각자의 이야기를 꺼내어 놓고 있다.
어둠이 어둠으로만 남지 않도록,
작은 문장 하나를 건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