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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닷 May 17. 2024

글태기에 접어든 글벗님에게 쓰는 편지

어쩌면 나에게 쓰는 편지일지도...

꾸준한 글쓰기를 위해 진행 중인 '별별챌린지'에 같은 팀원인 글벗님의 고민 담긴 글을 읽어버렸습니다. 한결같이 좋은 말과 응원만 주고받는 온실 같은 곳에서 뻔한 글만 쓰는 내가 작가라고 불려도 괜찮은 것인지, 혹독한 고난과 시련 없는 글쓰기가 부끄럽기도 하다는 솔직한 고뇌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하루 이틀 쓰다 만 사람은 결코 할 수 없는 고민이지요. 꾸준히 쓰다 보면 의심스러운 시절이 꼭 오고야 마는 것 같습니다. 글쓰기는 나를 성찰하게 해 주고 꾸준히 쓰면 실력도 훌쩍 는다고 하던데 나는 과연 그런 과정 속에 있는 것인지 의심스러운 순간들이 있습니다.


관념론을 완성한 독일의 철학자 헤겔은 '정반합'의 개념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는 과정 속에서 발생하는 필수불가결한 성장통을 설명했습니다. 글벗님의 고민을 옮겨 담아 보자면, 


온실 속 화초 같은 글쓰기가 안정된 상태의 '정'.
칭찬 일색의 모순을 인식하고 자기부정을 시도하는 것이 '반'.
모순과 대립을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발전하며 자기실현에 가까워지는 '합'


이라는 과정이 일어난다는 것이지요. 글벗님의 자기 성찰과 의심은 좋은 작가로 나아가기 위한 성장통의 신호가 아닐까요? 글쓰기에 있어서 새로운 시도에 열린 마음으로 도전하신다면 글쓰기 성장통을 겪어내며 곧 새로운 변곡점을 만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헤겔은 인간의 삶이 정반합의 반복을 통해 발전한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언제고 안정된 '정'에서 '반'이 일어난다는 것이지요. 아직 꾸준히 '쓰기'와 겨루기 해야 하는 우리 글벗님들에게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첫 번째 준비물은 이제 겨우 움트는 싹이 꺾이지 않도록 안전하게 품어줄 곳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렇게 너그러운 브런치나, 따뜻한 응원 가득한 글로성장연구소 카페는 최상급 '정' 인큐베이터가 아닐까요? 일기가 아니고서야, 읽어주는 이 없는 글쓰기는 거름 없는 농사요 열매 없는 가을이기 때문입니다.


글벗님의 자기 성찰과 반성의 에너지는 변화된 글쓰기로 나아가는 훌륭한 원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의심하되 의절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널리 질문하고, 깊이 고뇌하고, 뾰족하게 벼리다 보면 시나브로 흡족한 문장에 감탄하는 순간과 인사하게 되실 겁니다. 안전한 이곳에서 글벗님들의 1열 관객으로서 꾸준히 직관하겠습니다. 글벗님께서 명문장으로 뒤덮인 글을 올리시면 얼음처럼 냉철한 비평의 댓글 마구 남겨 드릴 테니 걱정 마시고요. 그날까지 우리 꾸준한 '글쓰기' 함께 해요! 아, 저에게 거름같은 댓글 남겨 주시는것도 잊지 마시구요~



정반합의 굴레에서 쳇바퀴 돌고 있는 글벗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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