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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닷 Jul 10. 2024

질문수업 레시피

이성일 / 맘에드림


그림책을 읽을 때도, 독서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도, 책을 추천할 때도 내가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질문'이다. 질문은 운전대 같아서 적절한 순간에 좋은 질문을 잘하면 대화의 과정도 즐겁고, 생각지도 못한 깨달음이 있는 곳으로 우리를 데려가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실 도서관에서 사서로서 몇몇 아이들을 상대할 때는 크게 질문의 기술까지 고민할 일은 잘 없다. 그러나 교실에서 다수의 학생들을 상대로 수업을 구성할 때는 문제가 다르다. 제한시간 안에 의도한 바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고 다수의 참여자들이 품고 있는 생각을 끌어내기 위한 전략과 기술이 필요하다그래서 각종 하브루타 전문서적이나, 수업지침서를 한 번씩 들춰보게 된다. 하지만 이제는 이성일 선생님의 '질문수업 레시피' 한 권만 책상옆에 두면 될 것 같다!



감사하게도 이성일 선생님께서 집필 중이실 때, 이 책에 실을 그림책 질문수업 사례를 하나 써 달라는 요청을 하셨다. 그때만 해도 이렇게 다양한 질문기법과 깊이 있는 교육철학이 집대성되어 있는 책일 줄 몰랐다! 교육현장에서 왜 질문수업이 필요하고 어떻게 좋은 질문을 이용한 수업을 구성할 것인가에 대한 선생님만의 철학이 첫 장부터 꼼꼼히 담겨 있었다. 책을 배달받던 날 살짝만 들춰보고 주말에 읽으려고 했었지만 시원하고 명쾌한 명문장들에 줄을 그어가며 공감하느라 읽기를 멈출 수가 없었을 정도로 흥미로운 내용들이 가득했다. 



- 기억하고 싶은 책 속 문장 -

물음표(?)가 느낌표(!)가 되는 순간에 진정한 배움이 일어난다. 
생각하려는 의도가 없으면 질문도 나올 수 없다. 
질문수업에서 교사는 감독 역할을 하고, 학생들이 주요 출연자가 된다. 
질문의 반대는 답이 아니라, 단순한 암기이다. 
모든 배움의 목적은 자신과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질문 수업에서 중요한 것은 모든 학생이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갖는 것이다. 
교사가 먼저 학생과 모든 질문에 대한 존중의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질문이 있는 수업'은 배움의 범위를 교과서 너머 삶과 사회로 확장시킬 수 있다. 




질문을 만들기 위한 기본적인 지침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업모형에 따른 풍부한 사례들을 함께 소개해 주고 있기 때문에 딱딱한 이론서가 아닌 이야기 책처럼 쏙쏙 이해하기 쉽게 구성되어 있다. 특히 5장 '수업에서 바로 써먹는 좋은 질문 만들기'는 선생님이나 강사님들이 수업을 구상할 때 사전처럼 수시로 펼쳐보며 참고하기에 좋을 만큼 다양한 질문의 기술들이 사례와 함께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어서 좋다. 





- 기억하고 싶은 책 속 문장 -

'왜?'는 임시방편을 넘어 더 나은 근본적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결국 '왜?'는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을 연결하는 질문이다. 
질문 독서 토론은 질문을 만들기 위해 생각하면서 읽고, 비판적으로 읽게 된다. 또한 토론하면서 의사소통 능력이 키워진다. 




마지막장에서 챗GPT와 질문수업에 대해 정리되어 있어서 반가웠다. 인공지능이라는 말이 등장한 뒤로 교육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챗GPT를 어떻게 대해야 할 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성일 작가님은 챗GPT가 새로운 지식의 생산자 역할까지 해 내고 있는 현시대에 우리는 정답 찾기에서 벗어나 뛰어난 질문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뛰어난 질문자가 인공지능을 지배한다!

질문수업을 계획하는 데 있어서 최고의 길잡이가 되어줄 이 책을 찬찬히 읽다 보면 그동안 부모나, 교육자로서 답답했던 많은 의문들이 해소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질문'하는 수업을 통해 진정한 배움이 일어나는 교실을 마음껏 상상해 볼 수 있고, 실제로 실천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실용서이기도 하다. 교육 현장에서 누군가의 성장을 돕는 역할을 하고 계신 분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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