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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일학년담임 Oct 06. 2022

대놓고 자랑질(아, 나의 뻔뻔함은 어디가 끝인가ㅜ)

대놓고 자랑질(아, 나의 뻔뻔함은 어디가 끝인가...)



 





책이 나왔습니다. ㅎ

글쎄. 굼벵이도 꿈틀 하는 재주가 있다던가요, 소가 뒷걸음질하다 쥐를 잡는다던가요.

오랫동안 저를 알아와서 제가 어떤 인간인지 아는 분들을 떠올리자면 너무 머쓱하지만 속으론 아주 조금 으쓱하기도 합니다.

어휘를 고르고 문장을 세워 쓴 글이 묶여 책이 되다니.

뭔가 큰 일을 해낸 것 같아 벅차오르기까지 한 걸 보면 제 안의 인정 욕구가 어마어마한 것 같아 겁이 나기도 합니다.



교사로 서른 한 해 동안 3월마다 새 아이들을 받아 공부를 가르치고 싸움을 말리면서 살아왔습니다. 아이들마다 생긴 것도 다르고 자라는 환경도 다 다를 텐데  어쩜 하는 짓은 늘 비슷하던지요. 삼신할머니가 정말 있나 보다 생각도 했습니다. 제가 이끄는 대로 자라려 하지 않는 아이들을 억지로 끌고 가려다 지치기를 여러 번, 가끔은 아이들로부터 달아나 교사를 그만두고 어디 깊은 산속에 들어가 숨어 살고 싶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평생 선생으로 산 내가 어디 가서 무얼 해서 먹고 살까에 생각이 미치면 휴, 그래도 선생 노릇이 낫지 싶어 죽으나 사나 교사로 살아야겠다 마음먹곤 했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먹으니 가르치는 일도 좀 덜 고된 것 같고 달려드는 아이들도 좀 덜 버겁게 느껴졌습니다.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제 수준에서 본 만큼 글을 썼고 책으로 나왔습니다.


이번 책은 블로그와 브런치에 올린 글이 어떤 편집자님의 눈에 띄어 만들어졌습니다. 그분이 제 글을 읽으시고 이러이러한 책을 만들자고 제안해주셨지요. 우린 함께 책의 방향을 의논했고, 독자들께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구성했습니다. 제가 본 교실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제가 대놓고 자랑할 수 있는 건 추천사 때문이기도 합니다. 소외된 어린이들의 공부방을 운영하신 김중미 선생님은 제가 인천에서 교대에 다닐 때 만석동에 가서 뵌 적이 있습니다.(그분은 저를 모르시겠지만요) 그런 분의 추천사를 받다니! 책을 내지 않았다면 불가능했던 일이라 더욱 기쁩니다. 잔잔한 음성으로 아이들의 성장을 아이들 편에서 대변하시는 서천석 선생님 또한 아이들 키우는 사람들에게 유명하신 분인데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책 속의 저는 가끔 괜찮은 교사인 척하고 그려져 있습니다. 그만큼 더 나은 교사로 잘해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교실을 떠날 때까지 모두 갚아야 하는 빚일 줄은 알지만... 잘할 수 있으려나요? 블로그와 밴드에서 격려해주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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