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한 이야기05. 내 속도와 내 방식대로

by 무하mooha

대화 중에 가끔씩 이런 질문이 오고가는 경우가 있다. "만약 그때로 돌아간다면, 같은 선택을 할 것인가?"

누군가 나에게 "그 때 네가 가지고 있던 고민과 상황이 같은데, 다시 돌아간다해도 똑같이 작업실을 구할거야?" 라는 질문을 한다면 난 주저없이 "당연하지" 라고 할것이다.


독립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내가 작업실이라는 온전한 나만의 공간에서 내 감각을 한껏 담아보았던 경험은

다시 이전의 감각으로 돌아갈 수 없을만큼 더욱 더 선명해졌다. 그 안에서 내가 가고싶은 방향성에 한 발을 뗀 기분이다.


돌아보면 더 용기를 내지 못했던 날들과 더 많은 일을 벌이지 못했던 날들이 후회되지만, 다시 돌아간다해도 나만의 속도와 방식대로 천천히 그리고 잔잔하게 작업실을 꾸려갔을 것이다. 물론 그때 내 자신에게 더 확신이 있었더라면 더 많은 일을 시도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혼란스럽던 시기에 나에겐 작업실이라도 있었기에, '작업실을 가진 사람'이었기에 지금의 내가 더 단단해 졌는지 모른다.


내게 작업실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었다. 혼자여서 좋았던 시간도, 함께여서 특별했던 순간도 모두 그곳에 담겨 있었다. 때로는 쉼터였고 때로는 일터였으며, 실패를 감추는 작은 방이기도 했고, 새로운 시도를 꺼내보는 실험실이기도 했다. 그 다양한 얼굴을 가진 공간 덕분의 나는 내 안의 여러 모습을 조금씩 마주할 수 있었다.그 시절의 작업실은 끝났지만 그 기록이 남아 있는 한, 나는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사진과 글, 영상으로 남겨둔 장면들은 지금도 그때의 공기와 감정을 또렷하게 불러낸다. 이제는 집업실이라는 새로운 곳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써 내려가려한다. 이제는 집업실이라는 새로운 곳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써 내려가려 한다. 내 속도와 내 방식대로, 한 번의 기록을 마무리하며 또 다른 시작을 향해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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