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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May 14. 2021

그리운 꽃의 書 -94- 수박풀

하얀 옷고름 열어

까맣게 타 들어가는

그 속을 보시오

애가 타

애가 타

조용히 졌답니다.


고개 들라하지만

까맣게 타 버린

내 속과 같아서

애가 타

애가 타

나조차 숨 죽였답니다.


그리움이 짙으면 속이 탄다고들 한다.

그래서일까 이 꽃을 보면 사무친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한다.

글꽃을 쓸 때면 벗에 대한 그리움이 늘어만 가고, 벗의 글을 찾아 읽고 새로운 글이 없을 때라도 지난 글들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이곳이 좋다.

누구의 꽃밭에는 이런 글꽃들이 피었었지 하며 미소를 짓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기도...

어쩌면 그리움으로 시작한 글꽃이어서 그런지 그리움들이 차곡차곡 쌓여만 가는 것이 제목 따라가는구나 한다.

강한샌디’s 휘파람

매일 아침을 작은 꽃집 앞을 지나서 한 무리 향기가 코를 찌르는 큰 꽃가게를 지나치며 출근을 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젠 그 작은 꽃집도 그 큰 꽃집도 없는 곳으로 옮겨와 시간을 내지 않으면 꽃을 볼 수가 없어졌다.

어떤 날은 반가운 꽃을 보며 그 자리에 앉아 눈 맞춤을 하고 콧노래를 불렀었는데...

어딜 가면 지금쯤 무슨 꽃이 피었겠지 하며 주말 계획을 잡아보지만 짓궂은 날씨는 이번 주말에도 비를 뿌린다니 다음 주를 아니 비 맞은 녀석들도 이쁘니 그 녀석들을 만나러 가 볼까 한다.

설레는 마음으로...

혹여 글 벗님들을 닮은 녀석들을 만날 수 있을까?

물음표를 하나 가지고 비 오는 주말의 나들이를 꿈꾼다.


꽃말 : 애모, 변화

수박풀은 8시에 꽃이 피면 9시에 꽃이 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영어 이름이 한 기간의 꽃(Flower of an Hour)이기도 합니다. 또 꽃이 너무 일찍 지는 것을 아침이슬에 빗대어 조로초(朝露草)라고도 부르는 꽃입니다. 미호인(美好人)이라고도 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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