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천군작가 May 29. 2021

그리운 꽃의 書 -95- 왕벚

아지랑이 닮은 바람에

마중 나온 너의 얼굴은

설렘이 가득하여 붉어졌다.

겨우내 고이 접어둔 마음이

겹겹이 접혔구나

숨겨둔 마음 하나씩 펴

전하려는 마음에서 향기가 난다.


꽃말 : 청렴결백과 절세미인

봄이면 바람이 불어 머리칼이 이리 넘고 저리 넘어도 꽃이 있어 좋다.

명자꽃이 붉게 피면 늘 혼잣말을 한다.

작은 화분에 분재를 해 봐야지 라고 몇 해를 그렇게 행동으로 옮기질 못하고 있다.

매화가 피면 경기도엔 아직일 거야 하다 무심코 가지 하나를 꺾어 차에 올랐다.

그리곤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미소를 지었고 한달음에 그 사람에게 봄 편 지 같은 매화꽃이 피어있는 가지 하나를 건네며 올해는 처음이지 하고 한다.

꽃병에 꽂아두고 그곳에 매화가 필 때까지 지지 말았음 하는 바람으로 미소를 지었던 어느 해 봄.

잊고 살았던 꽃 만나러 가는 날들이 어느 날 다시 찾아왔고 한 달 내내 벚꽃을 찾아 전국을 누비기도 하였고 왕벚을 보기 위해 좋아하는 경주를 가기도 하였다.

아련한 시절엔 프리지어에 마름을 빼앗기고 어느 해 봄부터 벚꽃에 끌리기 시작했다.

아마 꽃비 내리는 길을 천천히 걸어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봄은 벚꽃이라는 것을...

수 없이 많은 꽃들이 피고 지지만 하얀 꽃비를 맞아 보지 않았다면 아직도 봄을 모르는 것일 것이다.


이제 여름으로 한 걸음 내 딛었을 뿐인데 여전히 꽃비가 그립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리운 꽃의 書 -94- 수박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