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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일 Mar 03. 2022

그 겨울 엘리베이터

자작시

진공 상태의 얼음을 너에게 주었어

몇 번의 진공을 앓고 당도한 층에서


마음이 어딘가에 담길 수 있다면

그 형태는 고체일 거라 믿었지

사라지지 않도록 꼭 쥐는 것만이 사랑인 사이도 있으니까


감정에 계단이 있다면 몇 층일까

우리는

가끔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에 모든 운을 걸었다

단숨에 올라간 것들은 떨어지기도 쉬워서


넘길 수 있는 것들은 모두 층을 만들지

꼭대기 층에 닿으면

물음표처럼 걸을까 반점을 찍고 달릴까


너와 걷다가 함께 들어간 모든 공간이 2인칭이 되고

물러나는 계절처럼 문이 닫히는,

순간


마음이 진공이 되었다가

견고한 형태를 만든다

너를 사랑하겠다고


입이 아닌 가슴으로밖에 할 수 없는 말이

내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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