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가장 먼저 손이 가는 곳

창틀을 닦다가 마주한 것들

by 시나브로

마음이 쌓이는 곳엔 먼지도 함께 쌓인다.
매일 닦고, 정리하며, 나를 조금씩 알아가는 이야기



살림하며 다듬는 마음



봄이 오면 자연스레
창문부터 열고 싶어진다.
바람이 다소 차가워도,
닫아 두었던 창을 활짝 열고
불어오는 햇살과 바람을 한껏 맞는다.

그리고
늘 그다음은 창틀이다.

겨울 내내 쌓인 먼지,
바람결 따라 날아든 흙먼지,
보이지 않게 얇게 내려앉은 것들이
눈에 걸린다.

걸레를 적셔 틈을 따라 조심스럽게 닦다 보면
마음도 문득, 창틀처럼 느껴진다.
계절 하나 지나고 나면
보이지 않게 쌓여 있는 감정들.
바쁘게 살면서 미뤄둔 마음들.

“나중에 하자.”
“괜찮겠지.”
그렇게 눌러두었던 감정의 찌꺼기.

그걸 봄 햇살처럼
한 번쯤 비춰보고,
바람처럼 털어내고,
물기 있는 마음으로 조용히 닦아내는 시간.

그래서 봄이 좋은지도 모르겠다.
봄은 마음을 청소하게 한다.
창틀 닦듯, 나를 들여다보게 만든다.

봄맞이 청소는, 마음도 함께 털고 닦는 시간이다.

닦고 나면 투명해지는 창처럼
조금 더 투명해졌기를 바란다.

조금 더 깊이, 마음 안쪽을 들여다보고 싶어진다.
먼지처럼 가라앉은 감정들 너머,
그 끝은 어디쯤일까.
그 끝에 진짜로 원하는 삶이 있을까.

살림을 하며 마음을 다듬는다는 건
나를 알고 싶어 하는
조용한 시작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