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마루 틈새 안 쌀알과 먼지
아무리 열심히 청소해도
늘 남아 있는 곳이 있다.
거실 마루 틈 사이.
표면은 말끔하게 닦였지만
틈새 깊숙한 곳엔 작은 쌀알 하나,
먼지와 함께 눌어붙은 부스러기들이 꼭 남아 있다.
아이들이 밥을 먹다가 흘린 밥풀,
과자 조각, 알 수 없는 작고 둥근 먼지 뭉치들.
“이 정도면 됐지” 하고 지나친 자리지만
고개를 숙이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잊고 있었던 흔적들이 고스란히 숨어 있다.
그 틈에 낀 쌀알 하나를 핀셋으로 꺼내다 보면
생각이 멈칫한다.
‘이건 언제부터 여기에 있었을까?’
‘나는 그동안 왜 이걸 보지 못했을까?’
마치 내 마음속에도 이런 틈이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
살면서 놓쳐버린 말들,
삼켜버린 감정,
별거 아니라고 넘겼던 일들이
마음 어딘가에 틈처럼 벌어져
작은 서운함과 외로움의 조각들이
조용히 고여 있었던 건 아닐까.
거실은 가족 모두가 머무는 공간이다.
가장 많이 밟고,
가장 오래 머무는 장소.
그런데도 틈은 생기고,
그 안엔 생각보다 많은 것이 쌓인다.
사람 사이도 그렇다.
가까울수록 말없이 지나가는 일이 많고,
사소한 일들이 쌓여 감정의 먼지가 된다.
마루 틈을 닦는 건 쉽지 않다.
걸레로 훑는다고 없어지지 않는다.
핀셋을 써야 하고,
때론 비질을 한다.
세심하게 손을 넣어야 한다.
그리고 닦고 또 닦아야
비로소 깨끗해진다.
그걸 닦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관계의 틈도,
마음의 틈도
이렇게 손이 가야 회복되는 게 아닐까.
쌀알 하나 꺼내려다
울컥 눈물이 날 뻔한 날도 있었다.
그 작은 알갱이 안에
내가 놓쳤던 하루가,
아이의 한 끼가,
가족의 시간이 들어 있었으니까.
가족과의 시간도 마찬가지다.
눈앞에 보이는 것만 정리한다고
관계가 깨끗해지는 게 아니다.
틈새까지 들여다보고
쌓인 감정을 꺼내어 말하고,
서로의 마음을 조심스럽게 닦아줘야
비로소 다시 반짝일 수 있다.
청소는 결국 마음을 닦는 일이다.
삶을 대충 훑는 것이 아니라,
구석까지 들여다보고,
정성껏 손을 대야 하는 일.
오늘 나는
쌀알 하나를 꺼내며
마음 하나를 꺼내어 보았다.
그리고 다짐했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틈 사이를 놓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내가 사랑하는 이들과의 마음 틈도
꼼꼼히 닦아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