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7.17 (시간제보육)
시간제 보육을 알아봤다. 말 그대로 시간단위로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서비스이다. 시간당 5000원에 정부지원금 3000원이니 내가 내는 비용은 2000원으로 엄청 저렴하다. 다행히 아파트 단지 내 시간제 보육을 하는 어린이집이 있다. 양갱이와 산책하다가 한 번 알아볼까 싶어 방문해 이것저것 물어봤다.
7명 아이들이 다니고 있는 작은 규모이고 제일 어린 친구가 11개월이다. 0세 반 정원은 3명인데 2명이 다니고 있고 양갱이는 그 아이들과 함께 지내게 될 것이다. 담당 교사는 1명이지만 0세 반은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원장님과 함께 돌본다. 작은 규모로 운영하다 보니 심한 감기가 걸리지 않는 듯하다. 아이사랑 앱으로만 신청해야 하고 전날 예약이 가능하다. 1시간 맡겨도 엄마가 함께 적응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 환경도 깔끔하고 선생님들도 좋아 보였다.
7개월도 안된 양갱이를 한 시간이긴 해도 어린이집에 맡기는 것이 과연 옳을까. 다시 생각했다. 내가 맡기려는 목적은 아이의 사회성과 다양한 자극이다. 네이버와 유튜브 검색하면서 살펴본 결과 아직 사회성을 기를 나잇대도 아니고 다양한 자극보다 중요한 것은 엄마와의 안정적인 스킨십이 더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물론 급하게 몇 시간 맡길 데가 있다는 것은 굉장히 좋은 서비스인 것은 확실하다. 그렇다고 정기적으로 맡길 필욘 없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런 내 생각을 남편에게 얘기했다. 남편의 반응이 의외다. 제발 맡기는 방향으로 생각하라며 다급한 뉘앙스다. 그러면서 요즘 내가 멘탈이 점점 부서지고 있단다. 어디 애를 맡기고 자기만의 시간을 가져보라고 한다. 점점 자신을 쥐 잡듯이 잡는다며.. 예전의 나는 그러지 않았다며..
내가 멘탈이 부서져?
내가 널 쥐 잡듯이 잡아?
남편은 뒤늦게 표현이 과했다며 사과했지만 뇌리에 박혀 떠니질 않는다. 야밤에 글을 쓰며 다시 떠올리니 가슴이 아프다.
나는.. 내 생각에 나는..
그렇진 않는다고 생각했다.
남편은 학원 강사라 2시 출근 12시 퇴근이다. 퇴근 후 설거지와 부엌정리를 하고 자니 1시쯤 잘 것이다. 다음 날 8시에 일어나 (내가 차려준) 아침을 먹고 양갱이와 10시까지 한숨 더 잔다. 양갱이가 깨면 양갱이 돌보고 점심 차리고 같이 먹고 2시 출근한다.
새벽녘까지 일하고 왔어도 양갱이는 깨어있고 집은 엉망인데 오전 내내 (처)자고 있으면 그렇게 얄미울 수가 없다. 그럴 때 몇 마디 했다.
힘쓰는 집안일은 남겨놨다가 남편에게 부탁한다. 부시시 눈곱도 떼지 않은 얼굴에다 오늘 너의 할 일을 열거했다.
밤늦게까지 하루 종일 서서 일한 남편에게 손목이 너무 아프고 어깨가 결리다며 징징대며 주물러 달라고 그랬다.
아침잠 없는 양갱이와 새벽 5시 반에 일어나 나 홀로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를 말하며 이미 아침부터 녹초가 되었다며 툴툴댔다. 그러면 남편은 수고했다고 토닥여줬다.
남편은 항상 말하길, 나가서 일하는 것보다 집에서 애 키우는 게 훨씬 힘들다며, 자신은 최소한만 하고 있다며 날 걱정하고 위로한다. 양갱이와의 스킨십이 중요한 만큼 남편과의 스킨십도 중요하기에 자주 남편에게 고맙다, 사랑한다며 표현하고 있다. 그러다 양갱이 애교에 우리 둘 다 껌뻑 넘어가며 같이 까르르 웃는다.
이렇듯 서로 보담아 주면서 잘 해내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 멘탈이 부서지고 당신을 쥐 잡듯이 잡는다고? 내 인생에서 내가 이런 소릴 듣다니 그 말에 내 멘탈이 부서지고 그 말에 대해 쥐 잡듯이 잡을 판이다.
시간제 보육?
그 말을 들으니 더 안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