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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형주 David Lee Jan 23. 2024

CES 혁신상 이후 준비해야 할 것

기술보다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라.

CES에 참가한 한국 기업들, 특히 스타트업들을 사후 컨설팅하며 발견한 사실 중 하나는 전시회에서 만난 바이어들은 기술적 우위보다 그 기술이 현지에서 적용 가능한지에 대한 여부를 알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특히 CES 유레카파크는 전 세계에서 온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의 무대로서, 이곳에서는 최첨단 기술과 독창적 제품들이 전시되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하지만 CES의 화려한 무대를 넘어서 실제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우월성을 넘어선 무언가가 필요한데, 바로 그것은 효과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다.      


기술보다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라.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한국 기업들의 CES 혁신상 수상 소식이 많이 들려왔다.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기업들이 기술적 우월성을 인정받았다는 측면에서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지만, 단순히 혁신상을 받았다는 것으로 그 기술이 바로 비즈니스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 없이는 그 기술을 효과적으로 도입하고 지속 가능한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컨설팅을 진행한 다수의 스타트업들이 이 비즈니스 모델의 부재 또는 부족함으로 인해 바이어와의 후속 협상이 지연되고 중단되는 경우가 있었다. 스타트업들이 CES에 참가하기 전에 필요한 비즈니스 모델은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포함해야 한다.      


1. 가격 정책 (Pricing Policy)     


제품이나 기술을 출시하기 전 가격 정책을 설정하는 것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과제이다. 특히 현지 시장의 물가나 고객의 지불 능력, 경쟁사, 비용 등을 반영한 가격 설정은 현지 시장에 진출하기 전에 필수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이번 CES에 참가한 A사는 VR 관련 기술 및 제품을 전시했는데 기술적으로는 매우 우수했지만 현지 물가를 반영하지 못한 가격 설정으로 인해 바이어와의 협상 과정에서 손해를 본 경우가 있었다. 이는 현지 시장을 반영한 가격 정책이 바이어와의 협상 경쟁력에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2. 현지 판매 지원 (Local Sales Support)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지의 문화, 법규, 언어, 소비자 선호도를 고려한 현지화 전략이 필수적이다. 현지 시장에 맞춘 판매 지원은 제품의 수용성을 높이고,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올해 CES에서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출시한 B사는 혁신상을 수상했을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바이어와의 MOU 체결 등 다양한 성과를 거두었다. 전시회 참가 전 바이어와의 사전 미팅을 통해 미국 현지 시장에 맞춘 제품 개발과 활용도를 강조한 것이 본 성과의 주요 원인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현지 맞춤형 판매 지원 정책은 현지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다양한 시장 세그먼트를 포착하는데 기여한다.      


3. 사후 기술 지원 (Post Sales Support)     


현지 시장에서 제품과 기술을 직접 판매하거나 현지 에이전트를 통한 세일즈 정책을 구축하는 경우, 에이전트의 질문 중 대다수가 현지에서 판매 이후 기술 지원이 가능한가 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속적 고객 지원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현지에서의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현지 에이전트나 최종 고객들과 장기적 관계를 구축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이번 CES에 참가한 C사는 한류 콘텐츠를 활용한 모션 인식 기술을 선보였는데, 미국 기업들뿐 아니라 일본, 한국 등 다양한 기업들과 기술 제휴 및 후속 비즈니스 진행에 대한 성과들을 가져왔다. 경쟁사와 C사가 다른 점은 단순 모션 인식 기술이 아니라 한국만의 독창적 콘텐츠를 활용한 비즈니스가 가능하다는 점이었는데, C사의 지속적 기술 지원 및 콘텐츠 협업이 가능하다는 것이 결정적인 성과 창출의 원인이었다. 이는 단순 판매가 아니라 제품의 유지 보수와 업데이트 등 지속적 고객 지원에 대한 바이어들과의 약속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CES는 시작에 불과하다.      


최근 1-2년 사이에 CES에 참가하는 것이 유행이 될 정도로 한국의 많은 지자체와 스타트업들이 단체관 또는 개별 부스로 참가하고 있지만 CES, 특히 유레카파크에서 선보이는 혁신적 기술은 그저 시작에 불과하다. 현지 시장에서의 지속 가능한 성공은 가격 정책, 현지 판매 지원, 사후 기술 지원과 같은 효과적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이 결합될 때 기술 혁신은 실제 시장에서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CES와 다양한 지역의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는 기관이나 기업들은 사전에 철저한 비즈니스 모델 준비가 전시 참가 이후에 성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바이어들은 늘 이 기술이 나에게 어떤 비즈니스적 가치를 줄 수 있는지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 글은 매경에 기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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