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불안한 노후를 위해 저축도 하고 세금 혜택도 볼 수 있는 금융상품이 있습니다. 바로 연금저축계좌입니다. 연금저축계좌는 소득세법(20조의 3)에 따라 개인이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상품으로, 연말정산 시 납입액의 일정 부분(15% or 12%)을 세액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1석2조의 금융상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직장인이 세액공제 혜택에만 꽂혀있는 탓에 연금저축계좌를 100%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연금저축계좌는 보험, 신탁, 펀드 세 종류가 있습니다. 납입액의 15% (연봉 5,500만 원 이상은 12%)를 세액공제받을 수 있는 혜택은 동일하지만, 연금 적립금을 운용하는 방식에서 상품 간 차이가 있습니다.
연금저축보험은 적립금을 부리 하는 이율이 낮습니다. 은행 이자율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더군다나 사업비(수수료 비용)가 높아서 납입한 돈이 온전히 저축되지도 않습니다.
납입액의 10% 정도는 사업비로 빠져나가고 남은 금액이 2% 이자로 매년 부리 됩니다. 이 내용은 연금저축보험을 수년간 보유하고 있어도 모르는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그냥 노후 저축을 하면서, 납입액의 일정 부분을 돌려주는 상품. 이 정도로만 알고 있습니다.
연금저축보험은 보통 7년 이상 납입해야 적립금이 원금 100%에 도달합니다. 그때부터는 매년 2%씩 불어나가겠지만, 이미 7년이라는 세월을 잃어버림ㅋ
간혹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납입액 15%는 돌려받으니까 그래도 이득 아니야?"
..
연금저축펀드는 0~2% 정도 낮은 수수료를 차감하며, 적립금 투자 수익도 좋아서 노후에 받을 수 있는 연금이 더 많은데도, 세액공제는 동일하게 해 줍니다.
펀드이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단어에서 오는 선입견에 불과합니다. 별 리스크 없이 은행이자 정도만 받을 수 있는 펀드도 많고, 그걸 선택할 수 있습니다. 연금저축펀드를 하지 않는 혹은 하지 않았던 이유는 그냥 존재와 방법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금융감독원 보도자료(연금저축 현황 분석)
금융감독원 보도자료 (https://www.fss.or.kr/)
요즘엔 인터넷에 정보가 많기 때문에 알아서 연금저축펀드를 선택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동학 개미 운동 등으로 투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도 큰 요인입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보도자료에 따르면 연금저축펀드의 신규계약 건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20년도 신규계약은 보험이 12만 6천 건, 펀드가 46만 8천 건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연금저축계좌 수익률 현황입니다. 최근 기준 보험의 수익률은 1.8%, 펀드의 수익률은 10% 이상입니다. 20년도에는 주가가 크게 상승해서 17%를 기록했습니다.
물론 매년 이 수익률이 보장되는 건 아니며 심지어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연금저축은 20~30년을 바라보고 투자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오르락내리락 수많은 등락을 겪어도 결국 주가는 우상향 합니다.
그래도 투자는 위험하다? No! 물가상승률도 못 따라가는 1.8%라는 낮은 수익률이 훨씬 더 위험합니다. 연금저축펀드는 계좌 안에서 본인이 원하는 대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욕심내지 않고 안정적인 펀드를 구성해도 1년 4~5% 이상 수익은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앞서 보신 바와 같이 보험은 수익률이 안 좋고, 펀드는 수익률이 좋습니다. 그 결과는 위 표가 말해줍니다. 가장 오른쪽 계약당 수령액이 펀드가 훨-씬 많습니다. 보험은 계약당 연금 수령액이 250만 원가량이고, 펀드는 600만 원이 넘습니다.
연금저축펀드가 무조건 유리함에도 불구하고, 총 연금저축 적립금 151.7조 원 중 무려 70% 이상이 연금저축보험에 들어가 있습니다. 펀드 신규 계약이 많이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연금저축계좌는 보험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수익률, 활용방법 등 모든 면에서 연금저축펀드가 우월하고 효율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 창구에서는 세액공제, 세금 환급만을 강조하며 연금저축보험을 계속 들이댑니다. 혹은 엄마의 친한 지인이 **생명 설계사여서 자녀에게 무작정 연금저축보험을 가입을 시킵니다.
뭐 설명을 듣다 보니, 해도 나쁠 것 없어서 일단 가입을 합니다. 하지만 한 몇 년 내고 깨달아봤자 늦었습니다. 당연히 적립금은 낸 원금도 안되고, 해지하려니 기타 소득세(16.5%)를 내야 합니다. 그동안 세액공제받은걸 돌려줘야 하거든요. 차라리 모르는 게 나을 뻔했습니다..
연금저축보험은 앞서 설명한 대로 납입한 지 7년~8년 정도가 되지 않으면 무조건 해지환급금이 100%가 안됩니다. 콜센터에 전화해서 물어보면 해지환급금이 얼마인지 알려줍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총 납입한 금액이 1,000만 원이고, 현재 해지환급금이 900만 원(90%)이라면.
이때 해지를 하면 900만 원을 받는 게 아니라
900만 원 - 165만 원 (기타 소득세 : 납입한 원금의 16.5%) = 735만 원을 받게 됩니다. 내 돈와 장창.
시작부터 연금저축펀드를 하면 좋겠지만 그런 사람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금융회사와 금융소비자 간의 정보의 비대칭에서 오는 폐해가 아닐까 싶습니다. 연금저축보험을 판매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고객에게 연금저축펀드라는 선택지를 얘기해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바로 연금저축 계좌 이전입니다.
금융감독원 보도자료
2. 과연 이전시키는 게 이득일까?
연금저축보험을 연금저축펀드로 혹은 연금저축펀드를 연금저축보험으로 이전시키는 게 가능합니다. 그냥 해지하면 16.5% 기타 소득세를 내야 하지만, 계좌 이전을 하면 기타 소득세를 내지 않습니다.
다만 주의하실 점은 해지환급금 기준으로 이전된다는 점입니다. 연금저축보험은 납입한 지 7년 이상 되지 않았다면, 보통 해지환급금이 원금보다 적습니다. 이전할 때 이미 약간 손해처럼 느껴집니다.
그 손해를 보더라도 연금저축펀드로 이전하는 게 좋을까?
해지환급금 별 몇 가지 시뮬레이션을 해보겠습니다.
1) 현재 해지환급금이 100% 이상이다.
상당히 오래 냈습니다. 연금 적립금을 불리는 데는 효과가 그다지 없었지만, 그동안 세액공제는 꼬박꼬박 받았겠네요. 아직 납입기한이 남았다면? 납입하는 족족 사업비 10% 차감하고 이자 2%가 붙어나갑니다. 그런 멍멍이 저축을 이어나갈 필요가 없습니다.
이전해도 금전적 손해가 없으니 연금저축펀드로 무조건 이전시키면 됩니다. 연금저축보험의 납입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어도, 연금저축펀드에서는 자유롭게 연금계획에 맞춰 납입할 수 있습니다. 펀드는 보험처럼 납입기한이 따로 없습니다.
이전시켜서 본인의 노후 목표와 투자성향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됩니다.
포트폴리오 구성이 어렵다면, TDF 펀드를 무지성으로 선택하면 됩니다. TDF(Target Date Fund)라고 해서, 투자자의 은퇴시점에 맞추어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비중이 알아서 조정되는 펀드가 있습니다.
2) 해지환급금이 90% 인경우
연금저축보험의 이율은 변동금리로 매달 바뀝니다. 현재 공시이율 2~2.5% 정도를 가정 시 2~3년 사이에 해지환급금이 90%가 되고, 7~8년 사이에 해지환급금이 100%에 도달합니다. (가입시기와 상품마다 다릅니다.)
예를 들어 연금저축보험에 한 달 20만 원씩 납입 한지 3년 지났고 해지환급금이 90%라면, 과연 10% 손해를 보고 이전시키는 게 나을까요? 펀드로 이전시키고 나서 4년 뒤, 즉 최초 연금저축 가입일로부터 7년 시점의 적립금을 계산해보겠습니다.
-연금저축펀드로 이전
3년 시점 납입원금 (20만 원 x 12개월 x 3년 = 720만 원)의 90%인 648만 원이 연금저축계좌로 이전됩니다. 원금의 10%를 손해보고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됩니다..
하지만 이전된 적립금은 이제부터 내 마음대로 투자가 가능합니다. 이전된 해지환급금 648만 원을 투자해 1년에 4% 수익을 4년간 만들어 냈다고 가정해봅니다. 주식, 채권을 적절히 섞은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로도 충분히 1년 4%는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투자의 미래 가치를 계산하는 FV함수를 이용해서 계산해보면, 4년 뒤 758만 원가량이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연금저축펀드에서도 매월 20만 원씩 4년간 납입을 하겠죠. 계속 납입분(1년 240만 원) 역시 1년 4% 수익률로 운용했다고 가정해보면, 4년 뒤 시점에 1,059만 원이 만들어집니다.
결과적으로 연금저축펀드로 이전시키고 4년간 운용을 하면 1,817만 원(758+1059)이 7년 시점에 적립됩니다.
반면 연금저축보험을 펀드로 이전시키지 않고 보험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는? 7년 시점에 원금이 된다고 보면, 20만 원 x 12개월 x 7년 = 1,680만 원이 만들어집니다.
연금저축펀드로 이전시키는 경우가 130만 원이득입니다. 이전하는 시점에 낸 원금의 90%만 이전됐지만, 운용 수익률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이득을 가져왔습니다.
이전 시 해지환급금(원금 이하)이 이전되는 것을 아까워하면 안 됩니다. 이전시키는 시점에 10% 손해는 사실 손해라고 볼 수도 없습니다. 16.5%의 높은 기타 소득세를 내지 않으면, 연금개시 시점까지 어차피 내 지갑에 넣을 수 없는 돈입니다. 진작부터 이전시켜서 높은 수익률을 만들어가는 게 현명한 것입니다.
4%가 아닌 3% 수익률을 가정해도 7년 시점에 17,635,223원이 만들어지고, 하다못해 연금저축보험과 비슷한 2% 수익률로 계산해도 17,103,857원이 만들어집니다.
현재 해지환급금이 90%인 경우, 펀드로 이전시키는 게 무조건 이득인 걸로! 90%보다 높으면 말할 것도 없겠네요.
3) 해지환급금이 80%인 경우
연금저축보험에 가입한 지 얼마 안 된 사람입니다. 세상에 무려 원금의 20%!!!!! 를 날리고도 이전시키는 게 이득일지? 위 예시를 이어서 들어보겠습니다.
납입한 지 한 2년 정도 되었다고 가정해봅시다. 납입원금은 480만 원(20만 원 x24). 해지환급금인 384만 원(480만 원의 80%)이 연금저축펀드 계좌로 이전됩니다.
마찬가지로 이전된 적립금 384만 원을 1년 4% 수익률로 5년간 운용해봅니다. 총 경과 7년 시점에 467만 원이 만들어집니다.
역시 마찬가지로 월 20만 원씩 연금저축펀드에 투입을 하겠죠. 1년 4% 수익률로 5년간 모으면, 1,351만 원이 만들어집니다.
결과적으로 7년 시점에 만들어지는 금액은 1,818만 원 정도입니다. 연금저축보험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에는 7년 시점 1,680만 원. 역시나 130만 원가량 이득입니다.
연금저축보험에 가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야 해지환급금이 80% 정도밖에 안돼도 이전시키는 게 이득인 결과가 나옵니다. 마찬가지로 수익률 4%가 아닌 2~3%를 가정해도 결과는 똑같습니다.
100세 시대 노후준비는 충분히 하고 계신가요. 지금 당장 먹고살기도 힘든데 어쩌고 저쩌고 하시며 안 하는 분들도 계시고, 납입하긴 아까운데 세액공제받는 게 좋아서 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어떤 이유로든 이왕 할 거면 효율적인 방법을 선택해야겠죠. 연금저축보험보단 연금저축펀드가 좋습니다. 요즘엔 펀드가 잘 나와서 투자가 어렵지도 않습니다. 언제 어디서 가입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아직까지도 연금저축보험을 가지고 계신 분들. 연금저축계좌 이전 제도를 통해 연금저축펀드로 이전시키세요.
간혹 해지환급금(=원금 안됨)이 이전되므로 손해를 보는 게 아니냐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위 시뮬레이션을 보면, 오히려 이전을 안 시키는 게 손해를 보는 상황입니다. 가입한 시기와 상품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참고만 해주시고 궁금하신 점은 카톡 Q&A로 들어오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