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4년, 4계절 3인 가족의 두 번째 여름 이야기
엄마
일본의 여름, 후텁지근한 더위에도 우리 가족의 추억 만들기는 멈추지 않습니다. 아빠의 퇴근 시간에 맞춰 3인 가족이 함께 도쿄타워를 구경하러 간 날입니다. 유달리 체온이 높은 두 남자가 도쿄의 습하고 더운 날씨에도 뜨거운 손을 붙잡고 걷고 있습니다. 듬직한 남편의 어깨와 아빠의 체형을 똑닮은 아들이 나란히 걷는 모습을 보니, 수족냉증에 시달리는 제 손도 뜨거워지는 것 같습니다.
아빠
일본에 거주하면서 저에게 도쿄타워는 항상 손님과의 석식 장소로 또 하나의 일터나 다름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만큼은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이 함께 이 길을 걷고 있습니다. 아들이 묻습니다. "꼭대기까지 얼마나 높아?" 나도 정확히는 모르지만, 함께 꼭대기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낍니다. 도쿄타워는 더 이상 이방인의 낯선 일터가 아닌 따뜻한 추억의 한 페이지가 되었습니다.
아들
동경에 살면서 거의 안 가본 도쿄타워, 덥고 귀찮아서 그냥 안 가고 싶었는데, 엄마의 강한 권유에 억지로 갔습니다. 도착하니 어떤 방송국에서 촬영 중이었고, 우리는 그 옆에 있는 도로를 걸었습니다. 엄마가 사진도 찍어주고, 쭉 걸어서 도쿄타워의 밑둥까지 보고 나니, 나도 이제 동경 사람 다 된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