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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끌레린 Clairene Jul 11. 2021

프로젝트 학습으로 창의력과 사고력을 길러주자

2015 교육개정안이 반영된 교실의 '찐' 풍경

우리 엄마 아빠들 중에서 아이의 학교를 전적으로 믿고 계신 분이 있을까요?

학교에서 하라는 대로만 하면 우리 아이가 충분히 잘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얼마나 될까요?

아마도 거의 없을 것입니다.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아이가 집에서 하는 온라인 수업을 보니, 초등학교 수업은 체험과 활동을 장려하고 말하기나 발표할 기회도 많아졌더군요. 배운 것을 그리기나 만들기로 표현해 보면서 아이들이 즐겁게 수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즐겁게 초등학교에 다니던 아이가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면 어떻게 변하게 될까요?

중학교 1학년 때에는 새로운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친구들을 사귀느라 힘이 들지만 시험이 없는 만큼 아이들은 비교적 즐겁게 학교를 다닙니다. 그러나 학원 관계자들과 여러 학부모들은 이렇게 말하곤 하죠. 

"중학교 1학년 때 놀다가는 나중에 큰 코 다친다!"


중학교 1학년 커리큘럼은 분명히 즐겁고 새로운 방식의 수업과 공부를 장려하고 있는데, 그 괴리는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초등학교 때 받았던 다채로운 체험 및 창의수업이 어째서 상급학교까지 연결되지 않는 걸까요?


바로 현재의 입시제도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6년 동안 해외에서 국제학교 경험을 하고 돌아와 다시 6년간 한국의 교육을 들여다보며 느낀 '한국 공교육의 문제점'을 이렇게 정리해보았습니다.   


1) 학교 선생님들 중에 존경할 만한 훌륭한 선생님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고민하지 않고 노력하지 않고 권위를 내세우는 ‘공무원’ 선생님 또한 많습니다.


2)  2015 교육개정안이 반영되면서 즐겁고 창의적인 수업이 가능하도록 바뀌고 다양한 수행과제를 경험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서는 21세기형 핵심역량을 기르기 위해 고안된 다양한 창의수업들이 원래의  목적을 이루지 못한 채 진행되고 있습니다.


3)  중학교 2학년부터 시작되는 시험의 압박은 고등학교 3학년 때 정점을 이루며, 우리 아이들을 시험지옥에서 벗어날 수 없게 합니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사실은 모두 알고 계실 겁니다 [1].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매해 사망하는 10대~20대 아이들의 사망원인 1순위 또한 '고의적 자해(자살)'라니 끔찍한 현실입니다.

4)  아이들은 시험을 위한 암기 공부와 수많은 수행과제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며 고생합니다. 아이들은 꿈과 끼를 찾기 위한 다채로운 활동에 더하여 수행과제들의 폭격을 맞으면서, 동시에 과목별 암기 시험 준비까지 하느라 새벽까지 잠을 못 자고 ‘헬조선’을 온몸으로 느끼며 불행한 학창 시절을 보내는 것입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많은 수행과제가 암기 시험 결과를 보충해주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저는 감히 묻고 싶더군요. 교육부 관계자가 직접 아이들 생활을 겪어보고 정책을 제대로 만들라고요. 아이들이 로봇이나 기계가 아닌데 왜 그렇게 지나치게 많은 일들을 쳐내야 하는지요.


공부 경쟁강도가 놓은 4개국을 국제적으로 비교한 연구에서 '우리나라 대학생의 81%가 고등학교 시절을 목숨 걸고 싸우는 전쟁터로 인식하고 있다' 는 사실은 가히 충격적입니다 [2].


5)  21세기를 살아가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암기식 공부의 압박은 대학 입학용 표준화된 시험인  ‘수학능력 평가’가 없어지지 않는 한 계속될 것입니다. 

이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당당히 살아남을 수 있는 미래 한국의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바칼로레아 방식의 논술 시험과 함께 2015년 교육개정안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야 할 때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오히려 논술전형과 수시전형을 줄이고, 수능 비중을 높이는 잘못된 입시정책으로 아이들과 학부모들을 더 혼란스럽고 힘들게 합니다. 지금 학원가는 늘어난 수능 대비 특강으로 '호황' 중입니다.


6)  엄마들 중에는 한국의 입시지옥에서 불행한 아이들을 벗어나게 하고자, 국제학교로 옮기거나 해외 유학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알아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7)   해외 유학을 하지 않고 우리나라에서 해외유학의 훌륭한 교육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설립된 자사·특목고들 중 일부 학교는 '현재의 대학입시 체제에 맞추어' 수능 위주의 입시공부를 심화시키도록 변질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다수의 특목고에서는 일반고 대비 수준 높은 꿈과 끼를 찾기 위한 다채로운 진로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습니다.


8)  우리나라 공교육의 총체적 문제점은 모두  입시제도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깊이 사고하면서 문제를 인식하고 그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하기 위한 대안들을 논의하고 글로 써보면서, 비판적 사고와 문제 해결, 그리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기 위한 수업은 현재의 입시체제에서는 그 존재 가치를 갖기가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모두 어렸을 때 창의적이고 밝게 빛났습니다. 똑똑했던 우리 아이들이 점점 더 지식만 가득 찬 바보상자같이 변하도록 하는 것이 작금의 공교육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객관식 시험문제를 푸는 대학입시를 위해 꼭 필요한 학원 공부에 시달리면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듣습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비해 더 수동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공부는 무엇일까요? 바로 급변하는 미래에 대비하여 핵심역량을 키우는 교육일 것입니다. 다채로운 수업방식과 활동들이 제대로 기획되어 '효과적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아이들이 쓸 데 없는 암기식 공부는 하지 말도록 해야 합니다.

지금 한국의 학생들은 미래에 인공지능과 로봇, 컴퓨터가 대체할 단순 업무를 위해 필요한 단순 암기, 계산 위주로 입시 공부를 하고 입시를 위한 암기식 내신 공부에 매달려 있습니다.


수학 문제도 연산은 계산기로 해결해야 합니다. 문제 유형을 암기해서 풀어내는 수학 공부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왜 이런 수학적 접근을 해야 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논리적으로 풀어낼 것인가'를 배워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교육 현실 때문에 우리 대한민국 아이들은 PISA TEST에서 수학, 과학 성적이 최상위권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벨상을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에 답답한 부분이 많다 보니 비판적으로 써 내려갔네요.

   

제 아이와 제가 경험한 학교 선생님들 중에서는 아이가 모른다고 하면 오히려 “학원에서 안 배웠니?”라고 되물으며 수업시간에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제가 참여했던 학부모 비전 간담회에서도 '부장' 선생님이 “학원에서 하잖아요”라는 말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학원은 공부하러 가고 학교는 친구 사귀러 간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입니다.


중·고등학교의 수학 선생님들 중에는 매 수업마다 계산 실수를 하면서도 당당하게 고치지 않는 분들도 계십니다.

창의력을 점검하고 기르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서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진행했던 그 유명한 스파게티-마쉬멜로우 실험을 조별로 하면서 선생님은 아무런 설명을 안 해주시더군요. 단지 실험을 하기 위해, 창의수업을 겉으로 흉내 내고 끝내는 수업을 했던 걸까요?

2015 교육개정안에서 제시한 연극수업을 하기 위해 아이들은 기말고사 시험 직전 주에 모여서 대본을 완성하고 연극 연습을 해야만 했습니다. 아이들은 당연히 제대로 준비할 수 없었고, 학원에 다니느라 바쁜 아이들의 free riding 덕분에 저희 아이는 결국 혼자서 대본 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연극 수업의 의도는 너무 훌륭한데 현실의 장애물은 그대로 두고 도입하다 보니 문제가 많습니다.

창의적인 수행과제 및 수업을 기획했어도 현장에서 진행하는 선생님이 아이들 입장을 배려하지 않고 수행 기를 배치하거나, 무엇을 준비해 와야 하는지, 인사이트 무엇인지 가이드를 주지 않아 수업 효과가 반감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멉니다.


[1], [2] (한국의 사회동향 2019, 통계청)


                     (con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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