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의 '5 Whys'를 활용해 근본적인 이유 찾기
앞선 글에서 <직장인 김뮤>라는 브랜드가 하는 일과 이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태도에 대해 분석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What과 How는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이나 사건들을 가지고 분석을 할 수 밖에 없다보니, 근본적으로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나 동기가 무엇인지 파악을 하기가 어렵죠. 또 다른 상황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행동할지 추측을 하기도 어렵고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꼭 해야 하는 작업은 '어떤 것을 이루기 위해서 일을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골든서클*의 가장 마지막에 있는 Why를 분석해볼 차례죠.
골든서클이 무엇인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의 글을 먼저 읽어주세요.
빠르게 근본적인 이유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유용한 툴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도요타의 '5 Whys' 인데요. 어떤 문제 현상이 나타났을 때 그런 현상이 나타나게 된 근본적인 이유나 진짜 문제를 찾아내기 위해서 '왜?'라는 질문을 끈질기게 반복하는 거죠.
예를 들어, 도요타에 '기계가 고장났다'는 문제 현상이 나타났다고 해볼게요. 기계 고장의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찾아내기 위해서 도요타 책임자와 실무자들이 반복하는 '5 Whys'는 다음과 같습니다.
1 whys : 기계가 왜 멈추었나?
답 : 과부하 때문입니다. 전기 퓨즈가 끊어졌습니다.
2 whys : 왜 과부하게 걸리게 되었나?
답 : 기름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3 whys : 왜 기름이 충분하지 않게 되었지?
답 : 기름 펌프가 기름을 적절하게 공급하지 못했습니다
4 whys : 왜 기름 펌프가 기름을 충분하게 공급하지 못했지?
답 : 기름 펌프 베어링이 마모되어 흔들렸기 때문입니다.
5 whys : 기름 펌프의 베어링이 왜 마모되어 흔들렸지?
답 : 기름 펌프에 여과기가 없어서 쇳가루가 들어갔나 봅니다.
만약, 도요타가 5 whys를 질문하지 않았다면 '끊어진 퓨즈'가 문제라고 생각해서 퓨즈만 교체했을 거예요. 당장은 기계가 돌아가겠지만 퓨즈는 다시 끊어지고 말겠죠. 도요타는 5 whys를 통해 '기름 펌프에 여과기가 없었음'이라는 근본적인 이유를 발견했기 때문에 여과기를 설치함으로써 베어링이 마모되지 않게 하고, 기름을 충분하게 공급하고, 기계의 과부하를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5 whys'를 스스로에게 대입해보면, 내가 일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핵심 가치가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됩니다. '내가 무엇을 위해서 일하고 있는지' 목적성을 이해하게 되고,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방향성을 이해하게 되고, '내가 지금보다 무엇을 더 하거나, 어떤 새로운 것을 하면 좋을지' 확장가능성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앞선 글에서, 우리는 <직장인 김뮤>의 How 키워드 3가지 '목적', '계획', '배려' 를 찾아 냈습니다. 이제는 각각의 키워드에 대해 5번의 '왜'를 질문하면서, 근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 보려고 합니다.
1 Whys : 왜 '일의 목적'이 중요한가요?
답 : 어떤 일이 필요한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whys : 왜 '어떤 일이 필요한지 아는 것'이 중요한가요?
답 : 불필요한 일을 신경쓰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whys : 왜 '불필요한 일을 신경쓰지 않는 것'이 중요한가요?
답 : 리소스를 낭비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whys : 왜 '리소스를 낭비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가요?
답 : 지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5 whys : 왜 '지치지 않는 것'이 중요한가요?
답 : 그래야 일을 끝까지 잘 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1 Whys : 왜 '일을 계획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한가요?
답 : 언제, 어떤 일이 필요한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whys : 왜 '언제, 어떤 일이 필요한지 아는 것'이 중요한가요?
답 : 내가 해야하는 일을 제 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whys : 왜 '내 일을 제 때 처리하는 것'이 중요한가요?
답 : 그래야 연관 업무를 하는 사람들의 일에 차질이 생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4 whys : 왜 '다른 사람들의 일에 차질이 생기지 않는 것'이 중요한가요?
답 : 각각의 업무가 제대로 처리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5 whys : 왜 '각각의 업무가 제대로 처리되는 것'이 중요한가요?
답 : 그래야 전체적으로 퀄리티가 높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1 Whys : 왜 '상대의 입장을 배려하면서 일하는 것'이 중요한가요?
답 : 상대가 기분 좋게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whys : 왜 '상대가 기분 좋게 일하는 것'이 중요한가요?
답 : 좋은 업무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whys : 왜 '좋은 업무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한가요?
답 : 서로 돕는 행동을 흔쾌히, 더 많이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4 whys : 왜 '서로를 돕는 행동을 하는 것'이 중요한가요?
답 : 그 과정에서 신뢰 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5 whys : 왜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한가요?
답 :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하지 않고, 일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직장인 김뮤>에게 계속해서 '왜?'라는 질문을 던져보았더니 '내가 맡은 일을 끝까지 잘 해내고 싶다', '전체적으로 퀄리티가 높은 결과물을 만들고 싶다', '일에 집중하고 싶다'는 욕구가 발견되었습니다. 일을 열심히 하는 이유와 동기가 모두 '일 그 자체를 잘 되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부터 시작된 거였죠.
'아니, 어떻게 일 자체를 잘 되게 만드는 것이 근본적인 욕구 일 수 있냐!'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제 경우에는, '왜 일 그 자체를 잘 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 보았을 때 어떤 대답도 할 수가 없더라고요. 일을 통해 즐거움을 느끼거나,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받거나,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거나, 자아실현을 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거나, 그런 것이 아니었어요. 그냥 '내가 맡은 일이 문제 없이 잘 굴러가고 있다', '발생한 문제를 잘 해결해서 다시 일이 잘 되게 만들었다' 그 사실이 좋을 뿐이었어요.
곰곰이 생각을 하다보니, 제 스스로가 '일'이라는 것 자체를 좋아하고 그 일이 잘 되게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스스로가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광고' 일도 오랫동안 할 수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동안 야근을 하거나 주말 출근을 하는 것에도 거리낌이 없었고, 소위 남들이 말하는 짜치는 일을 할 때도 '필요한 일이고 누군가가 해야 하는 일이면 내가 하면 되지.'라고 생각할 수 있었던 이유가 뭔지도 알 것 같았고요. 내 아이디어가 받아들여질 때 기뻤던 것 만큼이나, 내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아이디어를 들고 온 사람들을 볼 때 희열과 기쁨 같은 것들이 느껴졌던 이유가 뭔지도 알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내 자신에 대한 이해를 좀 더 해볼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나는 클라이언트의 일, 동료들의 일들을 모두 잘 되게 만들어 온 사람이었군!'이라고, 내 자신이 해온 일들을 스스로 좀 더 긍정적으로 정의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뻤습니다. '나의 존재 이유를 어떤 컨셉 워딩으로 전달하면 좋을까?' 하고, 빨리 다음 작업으로 넘어가고 싶은 마음도 들었고요.
여러분들도 나라는 브랜드가 추구하고 있는 근본적인 일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도록, 스스로에게 5 whys를 물어보는 시간을 가지시길 적극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