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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육아일기 쓰는 아빠 Nov 19. 2021

4살난 아들과 음악회에 다녀온 이야기 - Part 2

인생을 넓고 길게 볼 줄 아는 안목을 길러주기

자기 자신의 인생을 진지하게 바라볼 줄 아는 아이는 참 행복하다. 세상이 인공 지성知性화 되었기 때문이다.


음악회를 감상하는 선율이의  얼굴을 곁에서 내려다 보았다. 사실 나는 잔뜩 긴장했었다. 어린 아이를 늦은 시간의 음악회에 데려오다니.실수였나 싶었다.



하지만 연주가 시작되고 몇가지 사소한 질문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은 아주 놀랍게도, 내 친구와 함께 음악회에 온 듯 했다. 익살스러운 질문을 주고 받기도 하고 서로의 귀를 부드럽게 잡아 당겨서 귓속 말을 나누기도 했다. 우리 둘이서 나눈 대부분의 이야기는 공연장의 실내 조명이나, 사람들의 반응에 관한 것이었다.


우리가 조근히 나누는 속삭임 소리가 다른 이들에게 방해가 될까 조심스러웠지만, 다행스럽게도(?) 뒷편의 어느 누군가가, 바스락 거리는 소리를 내며 과자를 오도독 했다.


나는 내 생전 처음으로 경험한 유료 클래식 음악회를 기쁜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선율이가 더 성장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기에 더욱 기쁜 마음이었다.



클래식 음악회에 4살 난 아들을 데려오고 싶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엉뚱한 이유를 둘러대려고 한다:


선율이가 자기의 인생을 진지하게 바라 보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어서 함께 다녀왔다.


그러려면, 우선 자신의 생각을 지켜낼 용기와 교육이 필요할 것이다. 자기 스스로 공부 하고, 사색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인공 지성知性화 된 지금 시대의 흐름 속에서는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해내는 것 부터가 어렵다.


클래식 음악은 자기의 생각에 몰입하는데에 큰 도움을 준다-간단하게 구글만 해보더라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여러 연구 결과에 더해서, 나는 클래식 음악 감상은 또 한가지 이로운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클래식 음악은 인생의 본질과 굴곡을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는 따뜻한 마음과 같다. 인생이란 마치 클래식 음악의 흐름처럼 빠르기도 하고 느리기도 하며 강하기도 하고 연약해지기도 한다. 때론 졸립고 기운이 없다가도, 또 어느 때는 생기가 넘치기도 하며 기분이 하늘을 나는 듯 하기도 하는것인데, 그 본질을 만국의 공통 언어인 음악으로 설명을 듣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실제 악기로 연주된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이, 컴퓨터 악기로 연주하는 동요를 듣는 것 보다 더 나은지에 연구 결과가 있는지는 찾지 못했다. 하지만 은근히, 실제악기로 연주된 클래식 음악이 아이의 두뇌 발전에 좀 더 긍정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공 지성화 된 지금의 시대에, 자기의 생각을 지켜내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지속적인 경험과 연습이 필요하다. 나는 이것을 학습 능력 이라고 부르고 싶다.


공부에 관한 어른들의 말씀이 맞다.

공부는 평생 하는 것: 중간 고사 기말고사, 모의고사에 쪽지시험 까지 수 많은 시험을 다 치르고 나면, 그제서야 공부가 시작된다는 의미다.


나는 선율이가 이것을 인생이라고 생각하고 진지하게, 그리고 길게 보는 안목을 기르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런 의도에 맞게 클래식 음악회에 다녀오게 되었다. 예상대로 선율이는 잘 행동했고, 긴 인내를 잘 견뎌 내었다. 나는 이런 선율이의 성장 포인트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무의식을 의식으로 만들때 까지 우리를 이끌고 가는 것, 그것을 운명이라고 부른다.
@칼 융

인생을 넓고 길게 보는 안목을 기르는 것은 그저 연습과 반복의 반복만 하면 된다.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것 부터 시작해서, 아이의 자기효능감Self-efficacy을 높여주는 것이다.


앞서서 인공 지성에 관해 언급했다. 나는 인공 지성, 혹은 인공지능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융합’ 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공지능은 소비자 지향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간을 위한게 아니라, 소비자를 위한 것이다. 따라서, 이 시대의 개인-혹은 소비자는 자신의 생각 속에 잠기는 침수현상을 미리 대비해야 한다.


인공지능 시대의 육아와 아이의 자기효능감에 관해서는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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