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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The Coreer 1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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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진이 Nov 17. 2019

Surfer in Wonsan Myeongsasimni

명사십리의 서퍼


"저는 큰 파도도 무섭지 않습니다

파도에 미련하게 맞서지 않고 바람같이 타 넘기면은 제까짓게 아무리 억세게 난동을 피운들 저에게 이로울 뿐입니다.

앞으로 우리민족에게 몰아쳐댈 파도도 이렇게 유연하게 타 넘깁시다."


-원산에 사는 이름모를 파도타기 청년의 어깨에 있는 문신은 사로청(사회주의 청년동맹)의 문신이다.

가까운 미래 언젠가 서핑이라는 서구권의 레저문화를 받아들일만큼 사회의 공기는 유연해졌지만 본래의 가지고 있던 완고함도 그려내려했다.

서핑은 단순한 해양스포츠가 아니라 파도에 몸을 올려 예기치 않은 변수와 상황에서도 흐름을 타는 유연하고 심오한 하나의 철학이다.

하지만 그 항변의 세계에서는 역설적으로 자신의 중심을 단단히 지켜야만한다. 세상의 오묘함이라고나 할까.

잘 변하기 위해선 잘 지키고 있어야 하는 부분이 있는것이다.

미국의 패권이 기울어지며 유라시아 대륙으로 문명이 환원되어 가는 시점에서 한반도의 데땅트가 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 세기를 점령해오던 가치관의 극심한 변동과 문명권의 지축이 흔들리는 이 격변기에 우리는 어떻게도 변할수 있겠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선 큰 파도에 당황하거나 맞서지 않는 저 청년의 어깨처럼 무언가를 지켜가는 정신도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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