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진재 Mar 02. 2019

출근 1년 차의 다섯

디자인은 결국 사람을 생각하는 일이다. 그래서 좋다.

1. 요즘 꿈이라고 할 게 없다. 손에 잡히지 않는 먼 미래의 어느 날과 싸우는 대신 디자인하고, 개발하고, 글 쓰고, 사진 찍으면서 하루를 보내려고 노력한다. 시간도 빨리 간다. 잡생각 할 틈이 없어서 그런 건지, 새로운 게 없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다. 


2. 여기에 다니면서 디자인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 모니터 화면에 코 박고 있다가 고개를 들어 숨 한 번 쉬고 여유롭게 세상을 둘러보는 느낌이랄까. 정말 딱 아는 만큼 보여서 갈 길이 아직 멀어도 한참 멀었지만, 일단 방향은 제대로 잡은 것 같다.


3. 디자인은 결국 사람을 생각하는 일이다. 사용자가 제품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느끼는지, 각자의 삶이 얼마나 나아졌는지, 그래서 얼마나 행복해졌는지 끊임없이 묻고 답하면서 나아가는 과정이다. 이를 말로 적당히 얼버무리지 않고 눈에 보이거나, 손에 잡히거나, 움직이는 무언가로 만드는 작업이다. 나는 그래서 디자인이 좋다. 한 동안은 여기에 계속 빠져있을 것 같다. 


4. 종종 징징대고, 불평했지만, 사실 지금 회사만 한 곳이 없다. 무엇을 하든 전적으로 존중하고, 도와주고, 믿어주고, 밀어준다. 성장할 기회와 시간도 충분히 준다. 다른 곳에 있었다면,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을까 싶다. 그리고 여기가 아니면 할 수 없는 프로젝트도 많고, 해보고 싶고, 배우고 싶은 일도 아직 많다. 이제 겨우 1년이 지났을 뿐이다. 여기까지 온 거 초조하게 생각하지 말고, 하루하루 차분하고, 충실하게 쌓아나가면서 지내보자. 


5. 누구나 갈피를 못 잡고 헤매는 때는 옵니다. 그리고 그때 나를 바르게 제자리로 돌아오게 하는 힘이 기본기입니다. 헤맸을 때, 돌아올 수 있는 힘의 근본은 기본기. 그래서 내가 몸담고 있는 영역의 기본기가 무엇인지, 본질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야구선수에게 기본은 무엇일까. 책을 만드는 사람에게 기본은 무엇일까.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에게는, 디자이너에게는, 과연 무엇이 기본일까. <생각의 기쁨>, 유병욱


2년 차는 경쾌하게 시작할래
이전 23화 이른 봄바람이 불어오는 스톡홀름에서 다섯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