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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직장인 Mar 17. 2024

매일같이 하던 SNS을 끊었다

나의 자존감을 찾기 위한 방법

 잠깐 시간이 날 때면 항상 SNS을 봤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핸드폰에 설치되어 있는 여러 SNS 앱들을 들어갔다 나갔다를 반복하다 보면 어떻게 시간이 가는 줄 모를 정도였다. 배움, 일상생활 꿀팁과 같은 콘텐츠들도 많이 있지만 대부분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사람들의 여행기, 이벤트, 상품 홍보였고 최신 유행하는 춤을 따라서 추는 모습, 짤이라고 부르는 이미지나 영상을 일부 편집한 것들, 꿈에만 그리던 좋은 집과 명품으로 가득한 누군가의 일상을 보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SNS를 보는 순간은 아무 생각 없이 수백수천수만 개의 콘텐츠를 집중해서 보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푸는 것 같았다. 스트레스를 풀었으면 기분이 좋아져야 하는데, 복잡했던 생각들이 정리가 되거나 여유가 생겨야 하는데 신기하게도 SNS를 보고 난 뒤에는 이상하게 더 우울해지고 뭔가 더 피로해졌다. 왜 그럴까? 


 SNS의 순기능도 분명히 있다. 직접 만나지 않고도 전 세계에 있는 사람들과 서로 가까워지고 정보를 공유하고 나의 소중한 일상을 기록하기 위한 장점이 있다. 하지만 SNS를 보면 남들과 비교를 하게 된다. 개그맨 양세찬님이 한 프로그램에서 SNS를 안 하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간단히 정리하면 지금의 나도 행복하게 열심히 살고 있는데 SNS를 보면 다른 사람들과 비교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삶을 신경 쓰지 않고 온전히 나에게 더 집중하고 싶어서 SNS를 안 한다는 그의 이야기에 100% 공감이 됐다. 


 너는 너고 나는 나라는 독고다이의 마인드를 갖고 있는 사람, 다른 사람의 삶과 인생에 감응이나 관심이 없는 사람도 있지만 그 외의 사람들도 충분히 많이 존재한다. ‘나는 왜 이렇게 힘들게 살까? 나는 뭐가 부족할까? 나는 왜 행복하지 않고 불행할까’처럼 삶의 기준이 내가 아닌 타인이 되고 타인과 나의 삶을 비교하면서 나의 삶을 부정적으로만 보는 사람들. 이들에게 가장 안 좋은 활동이 바로 SNS가 아닐까 생각한다. 


 나도 그런 부류의 사람이었다. 삶의 관점이 내가 아닌 타인에게 있었기 때문에 SNS를 보면 나보다 더 좋은 삶, 멋진 삶을 사는 사람들이 부러웠고 자연스럽게 비교를 안 할 수 없었다. SNS를 보면 더 외로워졌고 더 고독해졌고 후회만 가득했다. 그래서 나도 SNS를 안 하기 시작했다. 


 SNS를 안 하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아졌다고 느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무료하게 SNS 앱에 접속해서 시간을 때웠는데 그 시간이 온전히 나에게 돌아왔다. 나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살든 어디에 가든 누구를 만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나는 어떻게 살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등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나와 나의 가까운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하루 24시간 중 잠자고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일하면서 남는 자투리 시간과 퇴근 후의 시간까지 평소에 잘 연락하지 않았던 가족, 친구들이나 지인들에게 직접 연락을 하는 횟수가 늘어났다. 평상시에 신경 쓰지 않았던 부분. 예를 들면 옷 정리, 가구 배치와 같은 집안일부터 쓰고 나서 완결하지 못했던 글을 쓰는 시간, 읽고 중간에 포기한 책을 다시 읽는 시간, 나의 행복에 필요한 경험을 쌓기 위해 찾아보는 활동 등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들이 많아졌다.


 SNS를 안 한 지 1달이 지났다. 금단 증상처럼 생긴 것은 화장실에서 큰일을 볼 때 배경화면만 보거나 꺼져 있는 화면만 계속 쳐다보고 있다는 것 정도? 불안하거나 초조하지도 않다. 뒤처지는 것 같은 불안감도 없고 남들처럼 살아야 된다는 압박감도 없다. 누군가의 콘텐츠에 하트를 눌러야지만 관계가 지속된다고 생각했던 것들, 핸드폰 속에서 무언가를 봐야지만 쉼이라고 느꼈던 것들이 반대로 나를 더 불편하고 힘들게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나는 SNS를 안 한 이후로 거짓말처럼 마음의 평화와 시간의 여유가 생겼다.


 이제 나에게 필요한 것은 원래 나의 시간이었지만 나의 것이 아니었던 시간들을 어떻게 잘 사용할지를 찾는 것이다. 출퇴근 시간과 화장실을 이용할 때 영어 공부와 독서를 하기 위해 유료 영어 공부 학습 앱(App)과 전자책 앱(App)을 정기 구독했다. 퇴근 후에는 5 ~ 6년 전에 퇴고하다가 포기했던 나의 첫 원고를 다시 열어서 처음부터 다시 읽어 보고 있고 업무에 필요한 공부들을 온 / 오프라인으로 하고 있다.


 안나 프로이드는 ‘늘 내 바깥에서 힘과 자신감을 찾았지만 그건 언제나 내 안에 있었다’라는 말을 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다양한 방법으로 타인과 관계를 맺으려고 한다. 그것이 인간의 본성이지만 결국 인간은 하나의 인격체이다. 하나의 인격체로서 우리는 남이 아닌 나의 기준과 나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알아야 한다. 그중에 가장 좋은 방법은 단언컨대 SNS를 끊는 것이다.

출처 - https://news.sktelecom.com/130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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