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친구하고 싶은 연예인

우리 친구 먹어요!

by 김잔잔

1.

시작은 호기심으로


종종 몇몇 연예인을 볼 때면, 어떤 팬심을 넘어 '캬, 저 사람이랑 대화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연예인이 아닌 다른 직업이었어도 한 번쯤 얼쩡거리며 말을 걸어보고 싶은 사람. 그건 아무리 화려하거나 착한 연예인의 옷을 입고 있어도 화면에 드러나는 찰나의 '나'가 그들에게도 존재하기 때문인 것 같다. 편집된 화면 속에서도 사람의 빛깔은 표정, 말과 행동으로 드러난다. 연예인이든 대통령이든 나 같은 백수든 모두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 착각일지라도, 우연히 발견하는 그런 순간을 포착할 때면 어쩐지 나는 마구마구 더 알고 싶어 진다.


2.

한 명만 콕 찝자면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궁금한 사람은 바로 아이유다.

그녀가 쓴 가사들은 몇 번이고 불러도 냇물에 반짝이는 햇빛처럼 눈부시다. '꽃갈피' '너의 의미' '가을 아침'처럼 그녀가 리메이크한 옛날 노래들은 하나 같이 나에게도 듣기 좋다. 이유를 꼭 찝어 말할 수는 없지만 어쩐지 우리는 결이 비슷한 사람 같다고 느껴진다. 그래서 아이유가 종종 효리네 민박 같은 방송에서 자신의 감정을 조심스레, 조곤조곤 풀어낼 때면 나도 모르게 귀를 기울이게 된다.


3.

삶의 활력소


집에서 입던 헐렁한 후드티에 안 감은 머리를 하고 함께 동네를 거닐며 시시콜콜 웃고 떠드는 사이. 그러다 배고프면 문을 연 치킨집이나 편의점 아무 데나 들어가 야식을 즐기기도 하는 사이. 나는 동네 친구야 말로 내 인생에서 꼭 필요한 감정적 동반자이자 내가 가장 사랑하는 관계인 것 같다.


4.

본격 제멋대로 상상


아이유와 내가 그런 동네 친구라면 어떨까 상상해본다.


- 와 밤공기 너무 좋아. 너 낼 스케줄 있어?

- 아침부터 있어. 맥주는 안 돼, 노노 참아.

- 뭐래, 나 그냥 물어본 거거든?

- 야, 너 오늘 안 써진다는 글은 잘 썼어?

- 겨우 마감 성공! 지은아, 난 언제 유명해질까

- 됐어, 유명해지면 악플만 늘고 별로야

- 참나, 건물주는 내 맘 모른다.


'오늘 진상은 없었냐', '약속 잡은 거 파투 낼 핑계 좀 만들어줘, '엄마는 진짜 왜 그럴까'와 같이 흔히 친구와 나누는 이야기로 시작해 '솔직히 상대배우 중 누가 가장 좋고 싫었어'처럼 은밀한 질문을 캐물어댈지도 모른다. 가끔은 '야, 너 같은 건물주는 내 맘 몰라' 투덜대다가 '악플에 안 시달려 봤으면 말을 마'라는 대답에 입을 꾹 다물지도 모른다. 그러다 결국은 동네친구들이 흔히 그러듯 함께 인생의 큰 주제들(가령 사랑, 늙어가는 것, 가족, 결혼 따위)을 놓고 대화하며 가끔 울고 웃을 것이다.


5.

항상 '감사, 보답, 영광'이라는 연예인으로서의 멘트 말고 이렇게 그녀가 가진 날 것 그대로의 감정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인간 아이유를 알아가게 될 것 같다. 어쩌면 비슷한 상처와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이자 듣고 있으면 배울 게 많아 나도 더 열심히 살아봐야지, 싶게 만드는 사람. 가끔은 노래방에서 음치인 내게 깜짝 개인 레슨을 해주기도 하는 그런 사람으로서 아이유는 참 든든하고 편한 친구가 되어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6.

번외

아이유 말고도 내게 특별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사람들이 몇몇 있다. 학창 시절이 너무 궁금한 허경영 씨, 실제로도 항상 웃고 있는지 궁금한 강하늘 씨, 또 다른 동네 언니로 모시고 싶은 핫펠트 예은씨 등등.

언제 시간 되면 한 자리에 모여 친해질 기회가 생기면 좋겠는데.. 인생은 알 수 없으니까!


7.

우연히 같은 시기를 살아가고 있는 그들과 나의 사이가 어쩌면 가깝고도 멀다는 생각이 든다.


2020.4.25. 오늘의 상상 끝.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만약 로또에 당첨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