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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인범 Jul 28. 2019

팀빌딩 하기(3) - 30명의 조직이 되기까지

나는 동료들과 어떤 생각으로 조직을 키워왔는가.

어느덧 함께하는 구성원이 30명이 되었습니다. 2명으로 구성된 팀(Lab)에서 30명의 실(Division)이 되기까지 참 많은 고민들이 있었습니다. 만약 저에게 누군가 '이 정도 규모의 팀빌딩을 또 할 자신이 있냐'라고 물어본다면, '더 잘할지도 모르겠다'라고 답할 것 같습니다. 그만큼 조직을 키워내는 것에 몰두했고 다양한 실험을 거치면서 무엇이 중요하고 그렇지 않은 지에 대해 나름의 방향성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또 할 수 있냐는 물음에 망설인다는 것은 그만큼 팀빌딩에 관한 확신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지난 2년간 30명의 조직을 만들어 오면서 조직의 리더로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참고로, 제가 속한 와디즈 리워드사업실은 '영업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단일 기능 조직입니다.



1.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영업 조직의 특성상 사무실에서 고정으로 일하고 있는 멤버는 거의 없습니다. 실제로 30명의 구성원이 전부 사무실에 모여있는 경우는 매달 말에 있는 '조직 회고 시간' 뿐입니다. 10명이 넘는 구성원이 되면서 사무실 내 '고정석'을 폐지하고 '좌석수가 제한된 공용석'을 만들어 업무 자율도를 높이는데 주력했습니다. 실제로 당시에는 영업 멤버는 모바일 근무가 가능해야 한다는 사고를 심어주기 위해 이런 제도를 시행했던 것이죠. 대부분의 멤버들이 '자율'이라는 취지에 공감하고 사무실에서 만나는 빈도가 줄다 보니 자연스레 조직에 관한 애틋함도 생기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20명이 넘어가면서부터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한 욕구가 점차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조직에 신규 입사자가 다시 많아지기 시작하면서 멘토와 멘티가 집중해서 시간을 가져야 하는 빈도가 늘어나는 등 구성원이 많아지면서 구성원들의 집중력 향상과 공간에 관한 '심리적 안정'을 신경 쓰는 것 또한 중요해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사무실에 출근할 경우 우리 조직의 구성원만 쓸 수 있는 약 30석의 '자율근무 테이블'이 설치된 전용공간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영업인은 언제 어디서든 일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마인드를 유지하기 위해 고정석을 사용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현재의 리워드 PD 자율 근무 테이블. 한 번에 약 30명이 앉을 수 있다. 물론 동시에 절반 이상 활용하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TIP

이외에도, 조직을 운영하면서 과거에는 효율적이라 생각했던 것들이 지금은 그렇지 않게 적용되고 있는 것들이 상당히 많다. 조직의 확장을 준비 중이라면 반드시 현재의 어떤 것들을 과감하게 버릴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2. 조직 성장과 운영에 관한 고민을 멤버들과 자주 나눠야 한다.

개인적으로 이메일을 통해 자주 편지를 쓰는 편입니다. 개인에게 보낼 때도 있고 몇 명씩 그룹을 지어 보낼 때도 있습니다. 멤버들에게 이따금씩 편지를 쓰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리더의 고민이 결코 나와 동떨어져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함 (나와 너의 고민이 결국 우리 모두의 고민)

- 구성원들이 최상위 리더인 나를 어렵지 않게 하기 위함 (아, 우리 리더도 사람이구나)

- 개개인의 생각을 이왕이면 '글로 정확히' 들어보고 싶은 마음 (글을 쓸 때 사람은 더 진실해진다고 생각함)


이 방식은 제가 지난 2년간 꾸준히 해오고 있는데, 개개인의 멤버들과 가까워지기 위한 좋은 방법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이렇게 편지를 발송하는 방식을 저만 이용하지 않고, 저와 함께 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세명의 팀장님들에게도 활용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물론 내용과 형식은 다르지만 리더들이 머릿속에 어떤 고민을 넣어두고 구성원 개개인에게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고 관찰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은 생각보다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아래는 제가 받은 내용과 보낸 내용 중 일부를 캡처한 것입니다.


와디즈에서의 8주는 저에게 많은 부족함을 느끼게 해준 기간이었습니다. 부족한만큼 저에게 성장할 부분이 많이 남았습니다. 와디즈는 구성원의 성장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 곳입니다. 저는 매일 성장할 기회를 마주하며 일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와디즈에서 일하는 것이 너무 즐겁습니다. 인생의 본격적인 첫 디딤발을 옳은 방향으로 찍었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지난번 통화 때 장난스럽게 말씀드렸지만, 사회 생활의 시작을 리워드사업실에서 할 수 있게 되어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실장의 잔소리 편지에 화답한 입사 8주차 신규입사자 000프로의 답장 중 -
멤버들에게 공유하지 않았지만, 제가 각자가 공유해준 에세이를 바탕으로 모든 멤버들에게 짧게나마 e-mail letter를 쓰려고 해요. 그리고 그 1번이 000 프로님입니다. 상반기 000프로님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대해선 다음에 더 많이 이야기 하도록하고, 오늘은 제가 생각하는 내용을 아래 적어 보았습니다. 작성해준 에세이에서 '31살이 되어 조직다운 조직에서 협업하는 방식을 알아가고 있다'는 부분은 제게 많은 생각을 던져주게 되었습니다. 

-모든 구성원이 상반기를 회고하는 에세이를 작성하기로 했고, 이에 대한 첫 letter 중 - 



▶TIP

리더는 구성원 개개인에 대해 다양한 루트로 관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의 조언과 피드백이 당사자에게 와 닿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3. 사람에 관한 관찰과 피드백은 가급적 주기를 길게 두지 않는다.

신규 입사자들이 많아질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적응'입니다. 적응이라 함은 새로 합류하는 멤버들에게는 '안착'의 개념이고, 기존 구성원들에게는 '변화관리'의 개념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즉, 적응은 새로 합류한 멤버와 기존 멤버 모두에게 해당하는 부분이지, 한 대상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더군요.) 우리 조직의 경우 각각 신규 입사자와 그리고 신규 입사자들과 가장 가까이 함께하고 있는 동료 또는 리더들이 얼마나 현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고 적응하고 있는지를 짧은 주기로 다양한 방식을 통해 체크하고 피드백을 하고 있습니다. 위 제시한 letter가 그러한 방법론 중에 하나이기도 하고요.


관찰을 통해 피드백 주기를 빠르게 하고 있는 이유는, 개개인에 대한 점검이 오랜 기간을 두고 진행되면 문제가 있을 경우 이슈 발생 시점이 언제부터였는지 파악 조차 어려워지며 조직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헤어지는 결론이 나기도 하겠지만 짧은 주기로 점검하고 피드백하는 것에 조직 구성원 모두가 익숙해져야하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 영역은 '훈련'의 영역에 가까울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 세 사람 모두가 다른 시기에 입사한 멤버들. 모두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


▶TIP

최근에는 입사 후 8주차에 접어든 멤버들을 대상으로 '상황대응 리더십'(situational leadership)에 맞추어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과 동기부여 정도에 따라서 위임, 지원, 지시, 코칭 등 각자에게 다른 방식으로 피드백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작성해볼 예정.

**상황대응리더십에 관한 와디즈 CEO의 글 보기** (클릭)

 



사실, 조직관리라는 큰 범주안에서 '정답은 없다'라는 것을 인정하면 생각보다 조금 더 유연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조직을 꾸려나갈 수 있다고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흔히 HR로 불리는 조직에 관한 부분에서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어쩌면 그래서 더 지금의 상황에 지치지 않고 함께 만들어보고자 하는 열의가 높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의 조직에 대해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확신을 가지고 조직을 키워나갈 때 모두가 성장하지 않을까요? 확신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조직에 관한 고민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동일한 주제로 다음번에 또 연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궁금한 것은 댓글 또는 이메일로 편하게 문의해주세요. (hib@wadiz.kr)




앞선 글도 읽어보시면 어떤 고민을 해오고 있는지 더욱 이해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 팀빌딩하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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