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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인범 Mar 21. 2021

덕업일치가 아니었다. 업덕일치였다.

실제로 많은 구성원들과 함께 일을 하다 보니 아무래도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주거나 해결책을 제시해주거나 궁금한 것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해야 할 기회가 많다. 아마 거의 매일이 의사결정과 피드백, 고민상담의 연속이 아닐까 싶다. 대화를 아주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좋은 대화가 상대뿐 아니라 나에게도 좋은 변화를 만든다는 것을 몸소 깨닫고 있기 때문에 습득한 것이 있다.


바로  '좋은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질문'이 비롯되어야 한다는 것.


좋은 질문은 늘 생각의 틀을 깨 준다.


얼마 전 한국외대 대학생 50여 명을 대상으로 '스타트업에서 일한다는 것'에 관한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었다. 사실 작년 여름에도 비슷한 주제를 다루는 한국외대 프로그램에서 강연을 진행했었는데 그때의 인연이 또 한 해가 지나고 이어진 것이다. 예의상 말씀하셨을지 모르겠지만, 담당 교수님은 내게 기회가 된다면 계속해서 학생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보겠다고 제안을 주셨는데 그 약속이 지켜진 셈이다.


대학생들과 함께 2시간 정도를 호흡할 수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설레는 일이다. 흔히 말하는 '요즘 세대' 친구들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고, 이들이 와디즈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관점을 직접 확인할 수 있기에 더할 나위 없이 높은 가치가 있는 시간이다. 더불어 나름 젊은 회사의 젊은 리더로서 그들에게 내가 멋지게 보일 기회도 있다. 결과적으로 대학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와디즈라는 서비스와 우리 조직에 관한 긍정적인 인식과 고민을 솔직하게 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임하고 있다.


사실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며 연단에 선다는 것은 그들보다 내게 더 큰 성장을 가져다준다는 것이 내가 가지고 있는 믿음 중 하나이다. (누가 누굴 가르쳐, 내가 나를 가르치지)




이사님이 덕업 일치에 대해 쓴 글을 보았습니다.
그 이야기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해주실 수 있을까요?


과거에도 덕업일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본 경험이 있기에 어렵지 않은 질문이라 생각하고 답변하려던 찰나. 무언가 '내가 알고 있던 나의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기 시작했다.


'내가 남들보다 덕질을 해본 대상이 있었나?'


함께 일하는 멤버들 중에는 '화장품 덕후라서 뷰티 PD가 되고 싶다', '덕질하는 브랜드가 워낙 많아서 PD가 되고 싶다'와 같이 나보다 더 뚜렷한 이유로 이 일을 하고 있는 멤버들이 있다.


그렇다면 나는?

1) 특별히 무언가에 깊이 빠져서 덕질을 해본 경험은 없다.

2) 나는 보통의 사람들보다 '일의 양'으로 치면 상위권에 속하는 사람일 텐데 아마도 일을 좋아하는 것으로는 매우 순위권이지 않을까?

3) 아마, 하고 있는 일에 덕질을 하고 있는 상황이 아닐까 싶다. 이것을 덕업 일치라고 생각했다.


이쯤 되면 내가 생각한 덕업일치가 무엇이었는지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2017년 1월 8일에 쓴 브런치 '덕업일치를 이뤄낼 수 있을까?' 중 )

일을 통한 즐거움을 많이 느꼈으면 좋겠다. 일을 하며 아트나인을 알게 되어 그곳에 매료된 것처럼. 다만 프레르를 알게 되어 광화문에 가면 항상 그곳에 가듯이. 세븐브로이 브루어리에서 갓 나온 맥주를 먹어보고 놀라움에 빠져 수제 맥주를 찾아다니는 것처럼. 그렇게 내가 일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 가보는 장소가 단순히 한 번 경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잘 알기 위해 만나보고 내가 하는 일로서 그 사람들과 재미있는 그림을 그려보는 것. 올해는 이런 마음으로 일을 즐기고 싶다.

(중략)

... 그러고 보니, 나의 이러한 마음가짐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덕업일치가 아닐까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흔히 정의하는 '덕질하던 것으로 밥 벌 먹어 먹고사는' 덕업일치와 나의 그것은 달라 있었다.




생각해보니, 덕업일치가 아니었어요. 업덕일치라고 해야 할까요?


화자와 청자의 높은 몰입도는 결국 좋은 대화를 만들어낸다. 그간 비슷한 질문을 참 많이 받아왔는데 깊이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여러 가지 글을 읽어보고 상세하게 질문하는 그 학생의 질문에서 나 역시도 잘 대답하고 싶었다. 그리고 나의 결론은 '내가 틀렸다'였다.


4년 전 글에서도 언급한 '내가 일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 가보는 장소가 단순히 한 번 경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잘 알기 위해 만나보고 내가 하는 일로서 그 사람들과 재미있는 그림을 그려보는 것'. 그때나 지금이나 나의 생각은 크게 달라져있지 않다.


좋아하는 것이 딱히 없다 보니 일을 가장 좋아하게 되었고, 지금 나는 내가 하고 업으로 삼고 있는 것에 덕질을 하고 있다는 정의를 내리기까지 생각보다 오래 걸린 것 같다. 업덕으로 시작하여 덕업을 이루어가고 있다고 표현해야 할까?


말장난으로 느껴질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덕업 일치든 업덕일치든 뭐가 중요하랴.

중요한 것은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내가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를 이해하는 것. 내가 오래 몸 담아온 와디즈와 나와 함께 이를 만들어가는 와디즈 구성원들 그리고 조직을 키워가며 끝없이 성장해야 하는 환경. 나는 아마 이런 맥락에 덕질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더불어 한 번 더 강조하고 싶다.

좋은 질문은 늘 생각의 틀을 깨 준다.


[사람을 계속 찾습니다]

제가 리딩하고 있는 사업 조직에서 덕질을 통해 업을 이어가고 있는 분들, 업을 통해 덕질을 하고 있는 분들을 계속해서 모시고 있습니다. 시장에 더 많은 선수들과 조직과 와디즈를 더 키워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살펴보시고 많은 분들의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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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조직에서 구성원들과 함께하고 있는 경험과 제가 평소에 읽는 책에 나오는 리더십에 관하여 함께 이야기 나눌 예정입니다. 역시 함께 더 잘 성장하기 위한 시간으로 삼아보고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덕후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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