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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유선 Apr 21. 2024

다리가 그냥 몸에 달려있는 것 같아요

"다리가 그냥 몸에 달려있는 것 같아요."

이십 대를 송두리째 자기를 잃고 살아올 수밖에 없었던 청년이 이렇게 말했다.


오랫동안 마음을 억압당한 사람들 몸에는 이상한 감각이 생긴다. 보통은 잘 느껴지지 않는 감각이다. 대개는 자신이 그런 감각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상담실에 와서야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다리가 그냥 몸에 달려있는 감각이 어떤 것이냐고 물으니 몸이 하고자 하는 것을 다리가 마지못해 따라가는 것이라고, 다리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고 한다. 어린 시절 태권도를 배우고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따라 달리면 좋다는 청년은 그 좋아하는 자전거 타기를 하지 않고 있다. 자꾸 누워있고 싶어서란다. 이 정도로 몸 안의 연결감이 끊어지는 경우는 심각한 업무 압박이나 심리적 통제로 번아웃이 온 경우가 많다.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사회적으로 적절하게 행동하기 위해서 몸의 충동과 마음의 욕구를 부정하면 몸을 제대로 움직이기 어렵게 되는 때가 온다. 마음과 몸의 연결이 잘 유지되어야 하는 이유다.


상황에 바람직하고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행동을 하면서도 잃지 말아야 하는 것은 자신이 힘들어하고 자극받는 순간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라는 식으로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면 몸과 마음의 연결, 몸 안에서의 연결이 느슨해진다. 몸이 보내는 신호란 자율신경계의 각성과 이완의 상태 신호로 몸의 안쪽에서 감각의 형태로 알아차릴 수 있다.  교감신경계가 과다 활성화되는 것을 알아차리면 스트레스 반응이 얼마나 지속되는지 알 수 있다. 당장 큰 스트레스가 없어도 몸이 긴장되고, 불안하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스트레스 반응이 확인되면 자율신경계 조율 기능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 것으로 적극적인 몸관리가 필요하다.


몸에 보내는 메시지만 제대로 들을 수 있어도 몸과 마음의 연결이 끊어져 자신을 혹사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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