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번 국도를 따라 펼쳐진 내 인생
38번 국도는 충청남도 서산시 대산읍에서 강원도 동해시까지 이어진 일반 국도이다. 그 길이가 무려 319.1㎞에 이른다. 충남 서산에서 시작된 38번 국도는 당진, 아산을 지난다. 거기서 경기도 평택과 안성, 이천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다시 충북 음성과 충주, 제천을 지나가게 된다. 제천을 지나면 드디어 강원도에 접어드는데, 단종의 슬픔이 깃든 영월과 아리랑의 고장 정선, 한국 최대의 탄광지역인 태백과 삼척을 지나 종점인 동해에 이르게 된다.
내가 38번 국도의 도시들을 나열하는 이유는 내가 지금껏 살아온 곳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면 위에 나열된 도시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38번 국도에 대한 책을 쓰고 싶다. 그것은 지나온 내 시간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살아오면서 틈틈이 시간이 날 때마다 저 도시들을 여행했다. 추억이 있다거나, 인상적인 곳에서 오래된 필름카메라를 꺼내 들고 셔터를 눌러 흑백필름 속에 담아왔다. 그리고 숙소에 돌아와서는 여행노트에 그 감상들을 글로 써왔다. 적당한 시간이 주어지면 그때의 흑백사진과 글들을 정리해서 책을 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