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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리터 Dec 10. 2021

노란색 덕후의
심장이 반응하는 카페 5

성신여대 - 삼전 - 방배 - 성수 - 함덕

1. 성신여대 버터하우스


카페 전체가 버터씨의 집으로 1층 부엌, 2층 거실, 3층 침실과 욕실, 4층 루프탑 정원이라는 컨셉으로 꾸며져 있다. 아니, 카페 안에 침대, 욕조, 세면대가 다 있다니. 모든 스팟이 다 포토존이고, 디테일 쩔어서 거의 감격의 눈물을 흘릴 뻔했다. 인테리어에 이렇게까지 진심인 카페는 처음 보는 듯.

1층 부엌에서는 원하는 종류의 비스킷과 곁들일 버터/잼을 선택할 수 있는데, 직접 만든 버터 스프레드 종류가 다양해서 고르는 재미가 있었다. 내가 고른 무화과 얼그레이 버터는 너무 맛있어서 핥아먹고 싶을 정도였다. 공간 컨셉부터 베이커리 맛까지 '버터하우스' 닉값 제대로 하는 곳. 계단이 가파르고 좁아서 위험한 것 빼곤 흠잡을 데가 하나도 없는, 근래 가장 만족한 신상 카페였다.


2. 삼전 오아시스

 

요즘 인스타에서 핫하다는 카페들이 추구하는 그놈의 힙타령이 지긋지긋할 땐 이런 올드패션 스타일도 나름 괜찮다. 힙플레이스와는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는 오래된 동네 사랑방 느낌의 카페. 밝은 원목 가구에 과할 정도로 많은 식물과 그림 작품들. 친근하고 친절하고 편안하고 커피도 맛있고 가격도 착하다. 그거면 됐지. 카페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니 더 바랄 게 없더라. 밤 12시까지 고객이 있을 경우 새벽 1시까지 연다는 영업시간 정보를 보고 진정 이 동네 주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오아시스 같은 곳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3. 방배 우토포스


90년대 미국풍 빈티지 느낌의 카페. 가구, 소품, 포스터, 엽서 등의 이미지가 어우러져 이곳만의 힙하면서도 따뜻한 독특한 분위기를 뿜어낸다. 특히 저 연노랑색 벽에 노랑 덕후는 우선 취향 저격당했고요, 가만히 있어도 기분 좋아지게 하는 효과가 있다. 

작은 공간 한편에는 사장님이 키우시는 시바견이 누워있다. 너무 귀여운데 가끔 깜짝 놀랄 정도로 너무 크게 짖어서 차분하게 커피를 즐기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손님들이 하나둘씩 강아지를 만지고 예뻐할수록 더 힘들어 보여서 안쓰러웠다. 개를 무서워하거나 민감한 사람들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4. 성수 BNHR 


사람 많은 날 성수동에서 나름 거리두기 되는 카페를 찾다가 여기다! 싶었다. 특별할 건 없지만 넓고 깔끔하고 좌석이 많아 비교적 안심하고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시국에 충분히 가치 있는 곳이라 추천.

시그니처 커피인 비엔에이치알커피는 6천원이라는 가격에 비해 양이 터무니 없이 적어서 속상한데, 한 입 맛 보면 달달하고 부드럽고 맛있어서 눈물 흘리며 아껴 마시게 된다. 이 건물 안에 나름 유명한 미아논나, 칙피스, 르프리크 다 있으니 간단한 식사 후 커피 마시러 오는 코스로 괜찮을 듯.


5. 함덕 달사막


여기는 카페라기보다는 바에 가깝지만 나에게 그런 구분은 중요치 않다. 길 가다 잠깐 들러 맛있는 음료 한 잔으로 목을 축이고, 공간에 묻어나는 취향을 누릴 수 있다면 그게 곧 카페니까. 

간판에서부터 모든 인테리어와 소품에서까지 전반적으로 이국적인 향이 짙게 풍겨 꼭 멀리 외국 휴양지에 온 기분이 났다. 레게 음악 둠칫 둠칫 하는 데서 피나콜라다 칵테일을 들이켜니 텐션이 확 올라가더라. 함덕에서의 밤을 그냥 흘러 보내기 아쉽다면 제대로 여행 기분 나게 해주는 달사막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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