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정우 Apr 29. 2024

어른들이 남겨야 하는것들

2024년 4월 1번째주

[아래는 제가 발행하는 뉴스레터인 Balanced의 내용입니다. 매주 월요일날 오전에 발송한 이후 3주 늦게 브런치에 올립니다. 구독을 원하시는 분은 다음주소로 오시면 됩니다 https://balanced.stibee.com/]


이번주와 다음주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일이 있습니다. 바로 선거입니다. 밖에서는 지지를 호소하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출근시간에는 평생 보지도 못했던 사람들이 지역을 위하고 나의 미래를 걱정하는 듯한 모습을 하면서 악수를 청해옵니다. 4년마다 겪는 일입니다.


오늘 하려는 이야기는 정치에 관련된 이야기는 아닙니다. 누군가 잘하면 모든것이 해결될것 같다라는 저의 희망은 어릴적에 비해서 많이 사라졌으며, 자연스럽게 의도치 않은 중립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대신 힘들기만한 현실은 왜 그럴까 하는 저의 고민을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현재 세상살이가 매우 행복하고 편안한 분도 어딘가에는 있겠지만, 제 주위에는 힘들어 하는 사람들만 잔뜩 모여있기 때문입니다. 경제적인 환경과 정치적인 변화가 여러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이렇게 계속 힘들기만 한것일까요. 그리고 어떻게 해야 좀더 모두를 위해 행복한 세상을 만들수 있을까요


복잡한 현재의 상황에 한두가지의 이유로 모든것을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단 저의 상황을 토대로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79년에 태어나 이제 40대 중반이 된 아저씨의 입장에서 말이죠.


제가 중학교에 다닐때 저희 반에는 대략 53명의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교실이 매한 이산화탄소로 가득차서 가끔은 숨쉬기도 힘들었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친구들은 저와 같은 어른이 되었습니다. 어른이며, 중년이기도 한 나이가 된것이죠. 그 당시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생각은 아마도 지금 젊은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는 많이 다를것입니다. 하지만, 저희도 처음부터 아저씨는 아니었을 것입니다. X세대는 급진적이고 사회에 반항적이라는 딱지가 붙었던것입니다. 현재 MZ라고 불리는 젊은 세대들에게 사람들이 이해못할 사람들이라는 이미지를 부여한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입니다.


반항의 중심이었던 X세대의 제 친구들은 사회에 반항하면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반항 속에서도 "어떻게 돈을 벌어야하는지"는 대부분 어른들에게 배웠던것입니다. 생각해보면 꼭 돈을 버는것만 배운것은 아니네요.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던 결혼관, 가치관등을 윗세대에게 바로 배우지는 않았지만, 그분들이 만들어놓은 세계에서 얻은 피드백으로 얻게 되었으니 윗세대와 무관한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바로 그 윗세대는 우리는 어른이라고 부릅니다. 즉, 세대를 건너면서 어른에게서 얻게된 피드백으로 다음 세대는 살아가게 되는것입니다.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이 영향 모두를 포함해서 말이죠.


물론 대부분은 사춘기의 소년/소녀들이 반항하듯이 그들의 행동에 반대하게 되지만, 어느새 나에게 유리한것들은 받아들이고 따르게 됩니다. 지금의 세대라고 다를까요? 그렇지 않겠죠. 이렇게 세대는 연결되어 있습니다. 현재 사회에서 MZ라고 부르는 세대들이 만들어내는 산물들은  많은 경우 인생선배인 저와 제 친구들을 보고 느끼고 배운것들이 많습니다. 그들이 애를 낳지 않는 이유, 보다 합리적인 선택을 추구하는것도 저희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선배 세대는 다음의 세대에 대한 무차별적인 비난을 하면 안됩니다. 그건 누워서 침뱉기나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그들을 만들었고, 그들은 우리를 닮았기 때문이죠. 물론 세대간의 영향이 직계에만 영향을 미치는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윗세대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과 태도 또한 우리 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사회가 구성되고 옳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른의 역할이 정말로 중요합니다. 


현재 젊은 세대가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 선택을 하는것은 매우 합리적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들은 힘들고, 기반도 없습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적인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다음달 월세도 없는데 무슨 감정적인 여유가 있겠어요. 그리고 가족이나 사회를 생각하는 대신 자신의 경제적인 이득을 취하는 방법 또한 매우 합리적입니다. 그들이 누구에게서 그것을 배웠을까요? 우리와 우리 윗세대들입니다. 책에서 배운것이 아닙니다. 가족에게서 배우고 어른들에게 배웁니다. 매일 같이 자신의 이득만을 생각하는 중장년들이 가득찬 사회에서 그들이 도덕적이고 감정적인 판단만을 내리기를 바라는것은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습니다. 젊은이들은 사회의 거울이며, 윗세대들이 만들어놓은 사회의 영양분을 먹고자란 열매입니다.


그래서 선거철이 되면 그들에게 미안해집니다. 잔뜩 짐만 짊어지게 해놓고, 또다시 자신을 선택해달라는 사람들이 난무하는 아수라장은 4년마다 똑같이 발생되기 때문입니다. 저라고 다를것 없습니다. 저도 자신만의 이득을 생각하며, 어쩔수 없었다며 한숨만 쉬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마도 100살까지는 살지 못할것 같습니다. 길어야 80이라고 보면 제 인생은 이제 40년도 남지 않았습니다. 그 중 10년은 자신을 돌아보는데 써야하니 이제 저에게 주어진 시간은 30년도 되지 않습니다. 30년동안 저는 무엇을 해야할까요? 죽어라 돈만 벌면서 소비하고, 젊은이들과 경쟁하면서 저의 이득만을 추구하다가 병상에서 마지막 순간을 보내야할까요? 그렇다면 제 인생은 돈버는 기계 이상의 의미가 없을것 같습니다. 30년동안 어른으로써 남겨진 사람들과 저희 가족, 그리고 자식들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을 해야될것 같습니다. 


남은 기간동안 저는 경제적 활동과 더불어 좀더 스스로 어른으로 살아가기 위한 가치를 마련하고 싶습니다. 현재는 의미없어 보이는 여러 단어들 - 희생, 믿음, 진실, 사랑등을 실현하고 그것이 사회와 자신의 인생에 의미있다는것을 증명하고 싶습니다. 유튜브와 여러 매체들에는 당장 어떻게 돈을 벌어야하는지에 대한 방법들이 난무하지만, 그것만큼 중요한것은 어떻게 살아야하는지인것 같습니다. 특히, 좀더 나이를 먹은 어른으로써, 자신만의 욕심을 채우지 않고, 모두를 위해서 무슨일을 해야하는지를 고민해야 남은 시간동안 스스로에게 더 의미있는 삶이 될것 같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개인의 가치를 만들어가는 방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