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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킴노인 Jan 30. 2020

피곤할때 영양제가 과연 도움이 될까?

세상은 피곤한 일 천지다. 공부와 시험, 일과 상사, 회식, 인간관계. 충분한 휴식이 결여된 청춘들은 늘 피로에 시달린다. 이때 가장 쉽게 찾는 건 영양제. 스트레스와 피로가 누적되면 컨디션이 떨어지고 면역력도 함께 나빠지므로 영양제라도 먹어서 텐션을 끌어올리려는 생각이다. 하지만 과연 피곤할 때 영양제가 도움이 될까? 영양제는 대체 어떤 역할을 하는 걸까?



피곤할때 영양제?

우리는 피로를 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잘 먹고 잘 자는 것이다. 피로가 풀릴 때까지 푹 자고 든든하게 먹고 나면 몸에 활기가 돈다. 하지만 모종의 이유로(일이든 공부든 노는 거든) 먹고 자는 행위를 미루게 될 경우 가장 먼저 찾는 건 피로회복제다. 당신의 생각은 여기서부터 잘 못 됐다. 대체 뭐가 문제냐고? 피로회복제를 먹어서 피로가 회복될 거라는 생각 자체가 틀린 생각이다. 이는 영양제의 목적을 잘 못 알고 있기 때문이다.


1753년, 영국 해군 제임스 린드가 항해 중 발생하는 출혈 장애에 대한 해결책으로 감귤과 레몬을 제시하면서 비타민C가 괴혈병을 예방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후 영국 함대는 사상 최초로 괴혈병으로 인한 사망자 없이 세계 일주를 성공한다. 이 이야기에서 알 수 있는 점은 비타민C가 괴혈병을 '예방'한다는 점이다. 여기서 예방이라는 단어가 매우 중요하다. 선원들은 평소 비타민C를 섭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혹은 항해 중 비타민C를 원활히 공급받지 못했기 때문에 괴혈병에 걸렸다. 이를 피로로 대체해보자.


당신은 평소에 피로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피곤한 상태가 됐다. 그럼 해병들이 비타민C를 먹고 괴혈병이 나아진 것처럼 당신도 피로회복제를 먹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문제는 이거다. 당신의 피로가 영양소 결핍 때문에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을까? 피로회복제에 들어있는 성분은 대부분 비타민B 복합체와 타우린, 카페인 등이다. 당신의 몸엔 비타민B 복합체와 타우린이 부족한 걸까? 전문가들에 의하면 대부분 그렇지 않다. 물론 비타민B 복합체는 수용성이라 소변으로 많이 빠져나가고, 타우린은 몸에서 필요량의 반 정도 밖에 합성되지 않아 음식으로 보충해줘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적어도 하루에 두 끼 이상(야식 포함)을 먹기 때문에 비타민B 복합체와 타우린이 부족하기 쉽지 않다. 당신이 피로회복제를 먹어도 피로가 회복되지 않는 이유다. 그래서 피로회복제는 실제로 피로를 회복시키는 것이 아닌 카페인을 통한 일종의 각성제라고 봐야 할 것이다. 커피랑 같은 거지. 단지 교감신경을 자극하여 몸을 잠깐 깨우는 효과에 불과하다.


영양제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SBS스페셜 영양제 진실게임

얼마 전 모 방송사에서 영양제의 진실이란 주제로 방송을 한 적이 있다. 방송에 따르면 영양제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고 실제로 기대하는 효능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라면 등 인스턴트를 주로 먹는 사람의 혈액 속 비타민 상태와 영양제를 자주 먹는 사람의 혈액 속 비타민 상태가 큰 차이가 없다는 걸 비교하며 보여줬다. 아무래도 방송인지라 일부러 더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으로 기획한 것 같다.

다소 편향된 시각으로 방송되긴 했지만 우리는 해당 의견을 일부 수용할 필요가 있다. 혹자는 비타민, 영양제가 마치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신봉한다. 비타민C를 엄청나게 많이 먹으면 암이 예방되고 비오틴을 때려 박으면 빠졌던 머리가 돌아오고 다이어트 영양제를 먹으면 식습관을 바꾸지 않아도 살이 저절로 빠질 거라는 믿음 말이다. 이는 엄연히 잘 못 된 생각이다. 수많은 약팔이들은 건강기능식품이 마치 어떤 증상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는 것처럼 포장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당신이 반드시 알아야 할 건 영양제는 치료 약이 아니라는 점이다. 영양제의 중요한 기능은 특정 영양소가 결핍으로 인한 부작용이나 질병이 발생하는 것을 미리 막는 것이지 이미 발생한 질병을 치료하는 게 아니다. 물론 당신의 증상이 영양 결핍에 의한 거라면 도움이 될 순 있으나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현대인이 영양 결핍 상태에 놓이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영양제를 대하는 올바른 태도는 평소에 잘 섭취하지 못하는 영양소를 영양제로 보충한다는 생각이다. 더불어 어떤 증상으로 인해 관련 영양제를 먹을 땐 영양제를 맹신하지 말고 혹시나 있을지 모를 영양 결핍을 완화한다는 생각으로 먹는 것이 좋다. 그럼 영양제는 정말 불필요한 것일까?

30년 째 세끼 안성탕면만 드시고 계신 91세 박병구 할아버지 | 출처: 조선일보

하루 세 끼,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사람에겐 영양제가 필요 없다. 문제는 우리의 식습관이 지나치게 육식 위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1인 가구의 증가, 배달음식의 편리함은 영양 불균형을 가속한다. 물론 세끼 라면만 먹고 장수하는 할아버지도 계시지만 누구나 그렇게 살 수 없다는 건 당연한 상식이다.


출처: 더스쿠프

독일의 철학자 루트비히 포이어바흐는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라는 말을 했다. 당신이 평소에 뭘 먹는지에 따라 당신의 건강 상태가 결정되는 것이다. 우리가 영양제 무용론 속에서도 영양제를 먹어야 하는 이유는 음식으로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섭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영양제를 먹되 욕심만 부리지 않으면 된다. 고용량, 다양한 성분에 집착하기 보다 적당한 함량으로 꾸준히 먹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당신을 지금보다 더 건강하게 만들지는 않지만 지금의 건강을 유지하도록 도울 수 있다.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은가.

[영양제, 기왕 먹을 거 최저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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