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cope Management
인생 프로젝트의 본격적인 계획 수립에 들어갈 때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목표로 하는 성과를 명확히 정하는 것이다. 프로젝트는 기한이 한정되어 있고(temporary) 유일무이한(unique) 성과를 창출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목숨이 무한하다면 무엇이든 그냥 될 때까지 이것저것을 해보면 되겠지만, 우리의 육신은 반드시 인연이 다할 때가 있으므로 원하는 목표를 세우고 그 시한을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밤새 안녕할지도 모른다는 자세로 임한다면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아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철학자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라고 했다. 이는 지구가 멸망하는 것은 하늘의 뜻이기에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지만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 것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기에 하겠다는 뜻으로, 일은 사람이 도모하되 뜻은 하늘이 이룬다는 모사재인(謀事在人) 성사재천(成事在天)을 달리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단지 최선을 다할 뿐이라는 자세를 가지며 살아가자는 메시지를 전하는 말이다. 만약 5분 남았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내가 잘했니 네가 잘했니 하며 서로 다투고 내가 더 가지겠다며 빼앗기보다는 지금 당장 잘해주다 가야겠다는 사랑과 배려의 마음이 앞서지 않을까. 그리고 좀 더 시간이 남아 있다면 세상을 위하여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가치적 삶에 오롯이 집중하게 되지 않을까.
이러한 마음의 자세로 구체적이고 분명한 목표를 정해 보라. 성공한 자신의 모습을 먼저 그린 후, 부족한 부분을 살펴 메꾸는 방식으로 고민해 보라. 무엇을 채워갈지를 선택하고 결정함으로써 창조의 주체로서 자신의 인생을 설계해 보라. 지금 당장 여기서 자신이 하는 행위 자체가 자기 자신임을 알아 무엇을 행할지를 결정하라.
목표를 정함에 있어서 작은 성공이 아닌 큰 성공을 먼저 그려 보라. 부자, 인기, 출세와 같은 외부에서 들어와 이룬 성공은 인연이 다 되면 다시 사라지는 작은 성공이기에 영원한 성공이 될 수 없다. 작은 성공에 한 평생을 바치지 말고 내 안에 온전하고 완전하게 다 갖추어져서 더 이상 구할 것도 바랄 것도 없는 보배를 다시 찾는 큰 성공에 도전해 보라. 그래서 세세생생 영원히 성공한 사람이 되어보라. 사리사욕보다는 대의명분을, 혈통보다는 법통을, 소아적 삶보다 대아적 삶을 그림으로써 이 세상의 품격을 향상시키는데 일조할 수 있는 삶으로 나아가 보라. 자신의 본성을 깨치는 견성성불(見性成佛)을 통하여 모든 속박으로부터 벗어난 완전한 자유인이 되어 일체중생들이 영원히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도와주는 삶에 영혼을 바쳐보는 것은 어떨까.
구체적 목표를 정할 때는 중요한 것부터 먼저 정하라.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궁극의 최종 목표는 괴로움이 없는 자유롭고 행복한 삶에 있지 않을까? 공부를 하는 것도, 좋은 직장에 취직하려는 것도, 돈을 벌려는 것도 모두 행복을 위한 것이 아닌가. 그런데 과연 우리는 어떤가? 네 잎 클로버를 찾겠다며 세 잎 클로버를 마구 짓밟고 다니고 있진 않는가. 네 잎 클로버는 행운을, 세 잎 클로버는 행복을 상징한다. 즉 행운을 찾겠다며 지금의 행복을 뒤로 미루어두고 있진 않는가. 궁극의 행복을 구하고자 한다면 삶의 이유인 가치가 높은 이상을 향해 있어야 한다.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겠다는 마음보다는 다 함께 잘 사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원대한 꿈을 가슴에 품고, 사리사욕을 벗어던짐으로써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직관력과 세상을 관통하는 법칙을 꿰뚫는 통찰력 그리고 세상을 큰 사랑으로 품을 수 있는 포용력을 겸비하여 어느 곳에도 걸림이 없는 완전한 자유인이 되고자 하는 최종 목표를 세워보는 것은 어떨까.
그러기 위해서는 최종 목표의 하부 세부 목표들을 정할 때 선(善)과 가치에 방점을 두어 보라. 선이란 세상 모두에게 이로운 일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에게 이롭더라도 세상을 해치는 일이라면 그것은 선이 아니다. 세상을 해치면서 자기 자신만의 이익을 도모하는 일이라면 하지 말아야 한다. 나부터 잘 살고 보자는 심보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무언가를 뺏어와야 하기에 그 피해가 나에게 다시 되돌아올 수밖에 없으므로 결국에는 불행을 자초하는 꼴이 된다. 그런 마음이 앞서면 계산적이 되고, 이기적이 되며, 야합하게 되고, 결국에는 괴로워지고 불행하게 된다. 가치 있는 일이란 세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일로서 세상이 필요로 하는 실력을 갖추는 것을 말한다. 실력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그 실력으로 세상에 이롭지 못한 일을 한다면 그 실력은 없느니만 못하다. 세상에도 이로우면서 자신에게도 이롭다면 금상첨화다.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성과들인 최종 목표와 그 하부의 세부 목표들을 정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게 뭔지에 대한 고민이 먼저 필요하다. 신이 있다면 그 신이 당신을 이 세상에 보냈을 때 요구하는 것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 요구 사항들(requirements)을 글로 적어보라. 아니면 세상이 당신에게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해보라. 고민거리들에 대한 키워드들을 마구 쏟아내 보고 그것들 중 유사한 것끼리 묶어보라. 예를 들어 성취와 관련된 단어들의 집합 또는 행복과 관련된 단어들의 집합 식으로. 고민거리를 나열하다 보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 고민거리들이 정리되고 나면 다음으로 하고 싶은 것들로 브레인스토밍(brainstroming) 해 보고 유사한 것들끼리 묶은 후 그 그룹들의 우선순위를 정해 보라.
세상은 수요와 공급 법칙에 의하여 굴러간다. 세상이 필요로 하는 수요에 맞추어 자신이 무엇을 공급하면 세상에 기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그것을 개발해 보라. 사람마다 각자 잘하는 것은 있기 마련이다. 신께서 모든 사람들을 다르게 만들어 놓은 것은 각자의 특성을 살려 이 세상에 기여하게 하기 위함이 아닐까.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이거 아니면 죽음, 정말 이거 아니면 끝장, 진짜 내 전부를 걸어 보고 싶은 그런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요구 사항이 정리되었으면 그 요구 사항을 기준으로 인생 프로젝트를 통하여 이루고자 하는 성과들을 나열해보라. 전체 성과들을 위계적(hierarchical)으로 분해(decomposition) 하여 세분화한 것을 'WBS(Work Breakdown Structure)'라고 한다. WBS의 구성은 최상위에 인생을 살아가는 이유인 미션(mission)을, 그 아래에 최종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인 비전(vision)을, 그다음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최종 목표에 부합되는 장기 목표들을 배치한 후, 그 하부에 중기 및 단기 목표들을 나열한다. 목표로 하는 성과들을 세분화하는 이유는 큰 성과들을 이루는 것은 엄두가 나질 않지만 그것을 쪼개어 작은 성과들로 나누게 되면 실행 가능한(tangible) 수준으로 구체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WBS의 맨 말단에 위치하는 목표들을 워크 패키지(work package)라고 부르며, 이것은 이후 해당 성과를 달성하기 위한 개별 활동(activity)들을 정의하는 기준이 된다.
하나의 장기 목표를 기준으로 하부로 뻗어내려 가는 중기 및 단기 목표의 큰 가지를 하나의 BOK(Body Of Knowledge)라고 할 수 있다. BOK를 특기 또는 전문분야 등으로 볼 수 있으며,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루어야 할 커다란 하나의 가지(branch)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BOK의 수는 최소한 2개 이상이 될 수 있도록 설계하기를 추천한다. BOK가 하나인 사람은 우물 안 개구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BOK가 두 개 이상인 사람은 두 개 이상의 BOK를 넘나들면서 BOK의 조합을 통하여 새로운 BOK를 창출할 수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다른 BOK들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다른 BOK를 인정할 수 있게 된다. BOK의 수가 너무 많아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BOK가 여러 개 정의되는 경우에는 우선순위가 높은 BOK에 에너지를 집중하여 먼저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라. 우선순위가 낮은 BOK는 그 BOK를 가진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활용하면 되므로, 자신에게 재능이 있어 잘할 수 있고 재미있게 즐기면서 할 수 있는 BOK에 집중하는 것이 모두가 윈윈(win-win) 할 수 있는 길이다. BOK의 수가 너무 많으면 다양성은 높아지지만, 반대로 전문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다양성과 전문성을 모두 확보해 자기만의 주특기의 조합을 만들기 위해서는 적절한 수의 BOK를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주요 BOK를 정하는 과정에서 많은 키워드들이 나오게 되더라도 걱정할 것이 없다. 많은 키워드들 중 자신의 삶을 지배하는 것은 몇 개 되지 않는다. 그것들을 중요도 순으로 줄을 세워보고, 그중 2 ~ 3개를 정해 보라. 이 세상은 20:80 법칙이 지배한다. 20:80 법칙인 파레토 법칙(Pareto's law)이 있어서 삶은 의외로 간편하게 갈 수 있다. 많은 키워드들이 나오더라도 그중 중요한 것 2 ~ 3개가 당신의 인생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중요한 것을 이루었을 때 당신의 꿈도 성취될 수 있을 것이다. 목표를 정하는 것은 덜 중요한 것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원하는 것이 많아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너무 많다면 덜 중요한 것을 제외(exclusion) 시켜 보라. 성과의 범위(scope)를 정함에 있어서 그 범주에서 배제시키는 것, 즉 'out of scope'은 아주 중요한 개념이다. 목표가 너무 많으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선택하는 것은 당신 자신을 무기력하게 만들 수 있다. '재주가 많으면 밥을 굶는다'라는 속담도 그런 연유로 나온 것일 것이다.
2 ~ 3개의 BOK 조합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가치를 창출해 보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정규분포를 이루고 있다. 당신은 현재 정규분포의 어디쯤에 위치하고 있는가? 그리고 미래에 당신은 어느 위치에 있고 싶은가? 정규분포의 오른쪽 맨 끝에 있는 사람은 1등이고, 왼쪽 맨 끝에 있는 사람은 꼴찌라고 부른다. 정규분포의 오른쪽에 있는 사람은 가치가 있는 사람이고 왼쪽에 있는 사람은 가치가 없는 사람일까? 줄을 세우는 기준이 무엇이냐에 따라 각자의 위치는 달라질 수 있다. 돈으로 줄을 세우면 1등인 사람도 스트레스의 낮은 정도로 줄을 세우면 꼴찌일 수 있다. 피아노 실력으로 줄을 세우면 1등은 한 명뿐이지만, 바이올린 실력으로 줄을 세우면 1등은 한 명 더 늘어난다. 즉 기준의 숫자만큼 1등의 수는 늘어난다. 피아노 실력 하나만으로 쇼팽 콩쿠르 대회에 나가서 1등을 하기란 만만치 않다. 즉 피아노 실력으로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아무리 노력해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누구도 보장하지 못한다. 그러나 피아노도 칠 줄 알고 기타도 칠 줄 알아 기타 주법으로 피아노를 자기만의 스타일로 치는 기술을 개발한다면 그는 이 세상에서 최고가 될 수 있다. 학문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경제학을 공부하여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란 쉽지 않지만, 경제학과 생물학을 공부하여 경제의 생태계를 생물과 같은 유기체로 들여다보고 유기체적 경제구조를 연구한다면 정규분포의 오른쪽 끝부분에 위치하기는 더 쉬워질 것이다. 어느 BOK의 조합으로 세상에 최고의 가치를 부여할 것인가를 결정하고 인생이라는 여행을 즐겨보라.
세부 목표를 설정할 때는 성취 가능하도록 합리적으로 접근하라. 성취 욕구 수준에 따라 목표 설정 패턴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누구에게나 성취 욕구는 있지만, 사람마다 그 수준이 다르다. 성취 욕구의 수준에 따라 목표 설정의 패턴은 완전히 구분된다. 성취 욕구가 높은 사람들은 조금 높은 목표를 세운다. 즉 최대한 노력해야 달성 가능한 목표로 어렵지만 불가능하진 않은 목표를 설정한다. 그리고 과업이 어려워질 때 그 과업을 지속하려고 노력한다. 성취 욕구가 낮은 사람은 지극히 어려운 목표나 너무나도 쉬운 목표를 세운다. 그래서 과업이 어려워질 때 그 과업을 포기하려 한다. 예를 들어 토플 만점이 120점인데 평균이 80점이라고 할 때 본인의 최초 토플 점수가 50점이 나왔다면, 두 번째 토플 점수 목표가 성취 욕구가 높은 사람은 3개월간 열심히 해서 85점을 받겠다고 세우지만, 성취 욕구가 낮은 사람은 3개월 뒤 120 또는 51점을 설정한다. 노력하는 과정에서도 차이가 난다. 성취 욕구가 높은 사람은 토플 시험공부를 하고 있는데 유혹이 들어올 때 그 난관을 극복하려고 하는데 성취 욕구가 낮은 사람은 그 유혹에 금방 넘어간다. 성취 욕구가 높은 사람일수록 성공 가능성이 높다. 성취 욕구도 훈련을 통해서 높아질 수 있다. 사소하더라도 작은 성공을 많이 경험하면 성취 욕구가 높아진다. 처음부터 너무 높은 목표를 설정하여 실패를 계속 맛보는 사람은 성취 욕구가 낮아진다. 그러므로 WBS의 성과들을 세분화할 때 합리적인 수준의 목표를 설정함으로써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위인전이나 자기 계발서와 같은 책을 탐독함으로써 성취 욕구를 높일 수도 있다.
WBS 상에 목표로 세운 성과들이 인생 프로젝트를 수행해가는 과정에서 얼마든지 변경될 수 있다. 이는 목표를 설정하는 시점에서의 자신의 역량과 수준에 따라 규명할 수 있는 성과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장기 목표를 설정함에 있어서 단계별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초의 단계는 자각(自覺)의 시기로서 스스로 깨닫는 단계이다. 이 시기에는 학습을 통하여 스스로 알아가는 과정으로서 '무엇을 하기 위해 왔는가'라는 삶의 목적을 찾는 단계이다. 다음 단계는 각자(覺自)의 시기로서 항상 깨어 있는 단계이다. 앞 단계에서 깨달아 알고 있는 것을 현실에 적용해보고 이를 통하여 경험을 축적하고 알고 있는 것이 옳은지를 확인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최종 목표 달성에 필요한 준비 단계로 목표를 분명히 하고, 경험을 통한 확실한 자기만의 실력을 닦아나가며, 습관 통제를 통한 자기 관리를 주도면밀하게 함으로써 할 수 있다는 확신과 믿음 그리고 해내는 끈기와 체력을 기르고, 포용력과 소통의 열린 마음으로 외부와의 이해관계를 우호적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해당 분야의 최고수를 찾아 스승으로 모심으로써 자신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하는 단계이기도 하다. 최고수는 살아계신 분 중 닮고 싶은 모델이 될 수도 있고 돌아가신 분 중 세상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는 분으로 고전이나 위인전을 통하여 찾아 정할 수도 있다. 마지막 단계는 각타(覺他)의 시기로서 타인을 깨닫게 해주는 단계이다. 이 시기에는 전 단계에서 깨닫고 경험한 것(lessons learned)을 다시 세상에 되돌려 주는 단계이며, 이를 통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향하는 이상향에 함께 동참할 수 있도록 인도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