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객들을 진심으로 배려하고 환대해 주던 주인공 가족들.
날이 흐렸다 맑게 갠 오늘,
남편과 함께 친구의 결혼식에 다녀왔다.
20대 때부터 자타공인 프로하객러인 나에게는
기억에 남는 결혼식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머리에 남도록 이기적이거나
마음에 남도록 배려받았거나
오늘은 후자였다.
완전 감동의 시간들이었다.
신랑신부를 비롯하여 양가 가족분들은
대부분 일면식 없던 모든 하객들을
진심으로 환대해 주셨고
그 마음들이 순간순간 다 느껴졌다.
겉보기에는 화려하게 꾸며놨지만
손님을 생각하는 마음은 정작 그렇지 못할 때가 많아
아쉬움을 느낀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잊지 않고 적어내는 게 한편으로는 구차해 보이지만
프로하객러가 과거에 다녀온
워스트 결혼식을 몇 가지만 읊어보자면..
1
본인들의 돈과 시간은 아까운데
축하해 주러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온
손님들에게는 ‘이런 비싼 곳 초대했음 끝이지’
마음이 대놓고 보이는 경우..
2
잘 보여야 하는 하객들에게만 신경 쓰며
듬성듬성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하는 경우..
3
밥 사주고 종이 청첩장 쥐어주며 초대했으나
보자마자 “진짜 왔네?” 라며..
마치 못 올 곳 온 넌씨눈 하객을 만든 경우..
반면에 오늘의 결혼식을 포함하여
오랫동안 마음이 훈훈하고 여운이 좀처럼 가시지 않는
따뜻했던 결혼식들은 주로 이랬다.
1
하객들 한 명 한 명 소외됨 없이 챙기는 경우
2
축가/축사해 주는 지인들과의 감동과 추억을
하객들과도 함께 공감하며 즐길 수 있도록
분위기를 이끌어주는 경우
3
처음부터 끝까지 ‘감사하다. 고마웠다.’
인사를 잊지 않고 베푸는 경우
4
신랑신부뿐 아니라 양가 부모님, 가족들 모두
하객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관심 보내며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전달하는 경우
5
본인들의 욕심만을 위해 시간이 지체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경우
(빠른 촬영, 너무 많지 않은 축가팀, 길지 않은 순서)
6
주례선생님, 사회자, 부모님, 본인들..
표면적인 자랑할 것들 내세우지 않고
하객들에게 감사함을 더 표하고
그에 베풀고자 하는 겸손한 마음을 보이는 경우
오늘의 결혼식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그중 가장 인상 깊던 두 가지 장면은
1
신랑신부 친구들 단체사진 다 찍고
단상에서 내려오는데
끝까지 앞에 서서 한 명씩 눈 마주치며
와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고개 숙여 인사하시던
신부 어머님
2
2부 때 케익컷팅 끝나고 6명이서 하객들에게
인사하러 돌아다니시는데
신부 쪽 친구들에게도 한 명 한 명
테이블에 앉은 우리들에게 아이컨텍하며
고맙다고 머리 숙여 인사해 주신 신랑 어머님
누구보다도 행복한 가정 이루며
건강하고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다!
이 글을 보게 될지 모르겠지만
다시 한번 너무너무 축하해! 축복해 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