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시
결국 오늘은 나가지 않는 날이다
그러기로 했다
비가 오다 그치고
이제쯤 나가봐도 될까
힘들게 마음을 먹었는데
다시 빗줄기가 굵어진다
매일같이 고민한다
오늘은 도서관을 갈까
아니다 카페를 가자
그러지 말고 집에 있을까?
노트북을 들고 갈까 말까
아니야 무겁잖아 책만 가져갈까
그래도 작업할 게 있으니 노트북 가져가자
결국 이고지고 큰 배낭을 멘다
아차차 충전기를 안 가져왔다
아차차 마우스도 안 가져왔네
결국 노트북은 무용지물로
도서관의 정석처럼 책을 읽다 온다
일단 나가자 일단 해보자
패기있던 20대의 마음은 온데간데 없고
한번 외출할 때마다
거창하게 생각만 많아졌다
결국에는 어떻게 써도 소중한 시간인데
책을 읽어도 소중하고
노트북으로 일을 해도 소중한데
조금이나마 더 소중해지고 싶어서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그렇게 오늘도
게으른 완벽주의자는
외출 고민 하나만으로 머리가 아프다
결국 오늘은 나가지 않는 날이다
그러기로 했다
집에서 소중하게 보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