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로 산다는 것 - 하루하루 헤어짐에 다가가는 삶

by 좋은남편연구소

얼마 전 아내와 영화 한 편을 봤습니다. 오랜만에 아이가 일찍 잠들어서 아내가 영화를 한편 보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어떤 영화를 볼까 고민하다가 네이버 영화에서 평점이 괜찮은 영화 중에 하나를 골랐습니다. 제목이 <내가 죽기 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인데 평범한 단어를 조합한 꽤 긴 제목이라 기억에 남지 않더군요. 그냥 원래 제목인 <The last word>가 더 쉽게 외워졌습니다.


영화의 주요 내용은..

은퇴한 광고 에이전시 보스 ‘해리엇’(셜리 맥클레인 분)은 자신의 사망기사를 미리 컨펌하기 위해 사망기사 전문기자인 ‘앤’(아만다 사이프리드 분)을 고용한다. 하지만 해리엇의 까칠한 성격 탓에 주변 사람들은 모두 저주의 말만 퍼붓고, 좌절한 앤에게 해리엇은 뜻밖의 제안을 한다. 완벽한 사망기사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고인은 동료들의 칭찬을 받아야 하고, 가족의 사랑을 받아야 하며, 누군가에게 우연히 영향을 끼쳐야 하고, 자신만의 와일드카드가 있어야 한다’는 4가지 요소를 같이 찾자는 것! 게다가 티격 대는 둘 사이에 말썽쟁이 문제 소녀 ‘브렌다’까지 가세해 해리엇의 인생을 다시 써나가기 시작하는데…

(출처 : 네이버 영화)


가끔씩 지인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우리는 하루하루 죽음을 향해 가고 있어'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그러니 너무 힘들게 살지 말고, 너무 심각하게 살지 말자고 말이죠. 물론 제 자신에게도 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부부로 산다는 것은 아내와의 이별에 하루하루 가까워지는 것이고, 회사에서 일한다는 것은 동료와의 이별에 하루하루 가까워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연적으로든 법적으로든 모든 부부, 모든 동료는 헤어지게 되어 있으니까 말이죠.


조직문화 관련 업무를 할 때 '동료들이 회사를 떠날 때 아쉬워할 수 있는 것이 하나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했습니다. 그래서 사내 동호회를 활성화하려고 노력하고, 또 다른 영역에서 나름의 노력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스스로에게 물어봤습니다. '만약 3개월 후에 퇴사하면 나는 어떤 것을 후회할까?' 그때 떠오르는 것들을 나름 실천했습니다.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전화영어도 꾸준히 하고, 꽤 비싼 영상 콘텐츠도 무료로 열심히 보고, 매일 아침 생일을 맞은 동료들에게 '축하한다'는 메시지도 보냈지요.


비슷한 질문을 집에서도 해봅니다. 아내가 내 곁을 떠나면 나는 무엇을 그리워하고, 무엇을 후회할까.. 내가 아내 곁을 떠나면 아내는 무엇을 그리워할까, 무엇을 그리워했으면 좋을까.. 그래서 시작한 일이 꽃꽂이, 편지 쓰기, 기념일 챙기기 같은 소소한 일을 자주 하는 거였습니다. 제가 매번 글의 말미에 쓰는 'Small things often'을 실천하는 거죠. 물론 아내의 마음에 상처도 자주 주는 것을 인정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ZXDTVoCb_A


어느 날 헤리엇은 DJ가 되어서 자신의 라디오를 듣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그저 좋은 하루보다는 기억에 남을 날을 보내세요. " 저도 오늘은 여러분에게 그리고 제 자신에게 같은 말을 하고 싶습니다. 기억에 남을 날을 보내라고 말이죠.


Small things of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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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가을이 완연한데요. 외출이 어렵긴 하지만 기억에 남는 가을을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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