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조를 코팅하니 세면대가 후줄근해졌습니다.

by 좋은남편연구소

저희 가족은 연식이 상당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전에 살던 분이 리모델링을 하셔서 연식보다는 개선된 편인데 욕조가 조금 오래되어서 욕조에 물을 받아서 목욕을 하는데 조금 부담이 되었습니다. 욕조를 치워볼까 하다가 욕조 코팅을 알게 되었고 어젯밤 직접 코팅을 했습니다.


2시간 넘게 매캐한 냄새를 참아가면서 욕조를 닦고, 사포질을 하고, 흰색 페인트로 코팅했습니다. 마무리된 모습을 보니 뿌듯하고 깨끗한 모습이 보기 좋고, 아내와 아이가 좋아할 생각에 기분도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예전에는 '하얗다'라고 생각했던 변기와 세면대가 약간 잿빛 기운이 도는 겁니다. 오늘 아침에 봤을 때보다 오래된 것 같은 느낌도 들고요.


오래전에 유럽의 어느 백작이 자신의 궁에 '분홍색 의자'를 들여놓았더니 나머지 가구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에 하나씩 바꾸다가 모든 가구를 바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떤 효과라고 부르던데 검색을 해봐도 나오질 않네요.)


'결혼도 비슷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라는 오래된 욕실에 새로운 세면대나 욕조가 생기면 처음엔 '와!' 했다가 기존에 있던 다른 물건들과 어울리지 않음을 알게 되죠. 어떤 사람은 다른 기구들을 바꾸고, 어떤 사람들은 익숙해질 때까지 기다립니다. 누군가는 후회하고, 누군가는 만족합니다.


저희 가족은 오늘 하루 본가에서 보내고 내일 저는 집으로 돌아갑니다. 아직은 새하얀 욕조와 후줄근해진 세면대가 낯설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리라 믿습니다.

* 왼쪽과 오른쪽에 있는 검은색 원의 크기는 같습니다.


Small things of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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