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해. 샘솔아."
군대 가기 전 은도는 샘솔에게 문자를 보냈다. 차마 얼굴을 보고 말할 수 없어 문자로 보냈다. 그때 제대로 고백을 했더라면 샘솔이 그렇게 서울로 떠나진 않았을 텐데.
창고를 나온 은도가 샘솔의 팔을 붙잡았다. 갑자기 무엇에 씌었는지 용기가 불끈 솟아올랐다.
"오샘솔, 나 너 좋아해!"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얼굴이 빨개졌다. 책방 창가로 보이는 노을처럼 그의 얼굴이 점점 달아올랐다.
"알아. 나도 너 좋아해."
툭, 무심한 말투로 샘솔은 은도에게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농담 아니야."
"나도 농담 아니야."
수줍음은 어디로 가고 조금씩 화가 나기 시작했다. 눈썹을 추켜 세우고 반복해서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약간 날카로운 어투로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언제까지 피할 건데?"
은도는 얼굴과 목, 그리고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고 맥박이 점점 거칠게 뛰었다. 조금씩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그가 세양에 온 이유는 오직 하나 샘솔 때문이었다.
태양 주위를 도는 지구처럼 그녀의 곁에 맴돌 수만은 없었다. 타 죽을지라도 조금 더 다가가고 싶었다. 이것이 그녀와 친구로서 마지막이라 해도.